"우리 가슴엔 꿈이 있어요~."

2003년 하이닉스반도체는 경영위기에 내몰려 있었다.

전기값도 낼 수 있는 형편이 못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은 강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했다.

생산성은 가파른 커브를 그리며 올라갔다.

하이닉스는 지금 메모리 분야 세계 2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지난 7월 김종갑 사장은 제2의 창업을 발표했다.

'굿 메모리(Good Memory)'라는 기업 슬로건을 세우고 사가(社歌)도 만들었다.

하이닉스는 올해를 '변화의 해'로 꼽고 있다.

그간 회생에 연연했던 회사 분위기를 쇄신해 '성장모드'로 전환한 데 따른 것.하이닉스는 2010년께 세계 3위, 2017년까지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뛰어오를 계획이다.

중장기 성장 계획은 구체적이다.

첫 단계는 올해 매출 성장률을 세계 1위로 올리는 것.D램 가격의 급락으로 한파를 겪고 있는 반도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는 연초 매출 목표를 견지하고 있다.

기술경영총괄(CTO)에서는 이달을 '신화경영'의 달로 선포했다.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셈이다.

생산현장을 지키고 있는 직원들도 이에 가세해 대부분 주말 근무 체제로 돌아섰다.

생산력 향상이 가격한파의 파고를 견뎌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신제품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게 진척되는 등 최근 들어 어려움에 더욱 강한 하이닉스 특유의 근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8월 이노베이티브 실리콘사와 Z램을 10월에는 미국의 오보닉스사와 차세대 반도체로 불리우는 P램 공동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비메모리 사업도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시스템LSI 사업 재개를 위해 임원급을 비롯한 경력사원도 대거 모집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메모리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포트폴리오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사내공모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내년도부터 비메모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갖춘 상태다.

하이닉스는 2017년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제외한 신규사업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시민단체와 함께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초로 환경감시단을 출범시키고 최근에는 탄소배출권 사업에 도전하는 등 지속가능 경영에도 뛰어들었다.

하이닉스는 내년 청주공장의 300mm 라인을 완공한다.

내년도 2분기에는 하이닉스 최초로 300mm 낸드플래시 라인인 M11의 건설이 마무리된다.

40나노급 이하의 낸드플래시 개발 연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M11 라인 생산을 3분기부터 시작해 내년에 낸드플래시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54나노 D램 개발도 순항 중이다.

하이닉스는 54나노 D램을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