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유자효씨(60)가 열번째 시집 '여행의 끝'(시학)을 내놨다.

등단한 지 37년이 다 돼가지만 그의 시 에서는 여전히 '젊은' 감성이 묻어난다.

자기 고민에 갇혀 괴로워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고요히 응시하는 데서 숨은 연륜이 확인되기는 한다.

'우리는 늘 가슴에 못 하나 박히며 산다'('못' 중)며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그려내는가 하면 '무수한 피딱지를 등에 지고 떠나겠구나'('상처' 중)라고 부대끼며 사는 세상사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예순이라는 나이를 지나며 지난 날을 회고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그에게 있어 '60'은 '어느 날 갑자기 당황하는 나이'이면서도 '벼 이삭처럼 머리가 숙여지기 시작하는 나이'('60세' 중)이기도 하다.

때론 '텅 빈 시간 60년'('회갑' 중)이라는 생각에 허망한 기분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아직도 '사랑의 실체'를 궁금해 하는 시인의 모습은 파릇하다.

그는 서문에서 "절실한 외침이 나의 시였다"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으며 어떤 시를 쓰게 될지 나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