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태 휴온스 대표(43)의 첫 직장은 한국IBM이다.

대부분의 제약업계 오너 2세들이 약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영 수업을 쌓은 뒤 회사를 물려받는 것에 비춰보면 경력이 다소 독특한 편이다.

평소 우스갯소리로 "요즘 중요시되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대표는 1987년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에 한국IBM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IBM은 국내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통했다.

주5일 근무제로 국내 기업에 비해 근무 여건이 좋은 데다,연봉 또한 금융권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아버지가 제약회사 오너였지만 회사를 물려받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며 "한국IBM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한국IBM 기술부에서 4년가량 근무하면서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부친(윤상용,1997년 작고)이 건강상의 문제로 경영에 전념할 수 없자 1992년 휴온스에 대리로 입사,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쌓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IBM에서는 가격 조건만 맞으면 거래가 이뤄졌는데 제약업은 독특한 거래 관행이 많은 데다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고 있어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돌이켜보면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세계적인 IT 기업인 IBM에서 근무한 경력이 회사 경영에 적잖은 보탬이 됐다"고 평가했다.

단적인 예가 2002년 도입한 화상회의다.

휴온스 영업부는 매일 아침 화상회의를 통해 전국 지사의 팀장들과 미팅을 진행한다.

각종 학회에서 수집한 정보뿐 아니라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전국 영업사원들이 공유하는 자리다.

윤 대표 역시 해외에 출장 중일 때는 화상회의를 통해 임직원들로부터 각종 보고를 받고,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휴온스 부설 연구소에 국내 메이저급 제약회사 못지 않은 최첨단 IT 장비를 들여 놓은 것도 윤 대표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휴온스는 정제기,HPLC(제품 분석기),용출시험기 등 보통 제약사들이 생산공장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첨단 장비들을 연구소에도 갖춰 놓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영업 자동화 솔루션 프로그램인 'SFA'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윤 대표가 IT기업 근무 경력 때문인지 제약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IT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