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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럭셔리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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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하르트 슈미트 < 조선호텔 총지배인 gerhard.schmidt@chosunhotel.co.kr >

    얼마 전 이태원에서 조선시대 머릿장을 샀다.선이 부드러운 모양새며,손때로 빛나면서 깊이가 느껴지는 나무 색깔이 마음에 쏙 들었다.역사가 깊은 한국에서만 얻을 수 있는 '럭셔리한 제품'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한국은 5000년의 유구한 역사 때문인지 이렇게 멋진 것들이 참 많다.직원들에게서 한국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 같은 유럽인들이 동양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데 반해 일부 한국인들은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에 매혹당해 있는 듯하다.거리에 나가 보면 많은 한국인들이 럭셔리 브랜드 가방을 들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다.젊은 사람 중에는 럭셔리 브랜드 백을 사려고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더 놀라운 것은 어떤 이들은 명품을 입거나 들고 다니면 광고에 등장하는 사람처럼 상류사회의 '럭셔리한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 대부분의 삶은 언제나 바쁘다.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일하고,퇴근 후에도 할 일이 많다.사람을 만나도 '바쁘다'를 연발한다.이런 역동적인 삶이 한국을 눈부시게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지금 다시 그 기세로 명품을 좇는 이들을 보면 여유로워 보이는 럭셔리한 삶까지도 빠르게 흥정의 대상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여행 가방을 비롯한 일부 제품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쓴다.매일 아침 출근길을 함께 한 브리프 케이스가 내가 처음 산 유명 브랜드 제품이다.30년이나 사용해 가장자리가 닳긴 했지만 아직도 쓸 만하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좋은 품질'이 내가 명품을 찾는 진짜 이유다.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살 수 있고,그 스타일을 겉으로 뽐낼 수 있다.

    그렇다고 럭셔리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럭셔리한 삶은 여유로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이다.

    화창한 오후,단지 보여주기 위해 명품을 몸에 두르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교외에 나가 잔디를 밟으며 미소 짓는 모습이 더 아름답고 행복하지 않을까.

    유구한 시간과 역사 속에서 빛나는 명품이 탄생하듯이 진짜 럭셔리한 삶은 시간과 여유가 가져다 준다.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삶의 여정,상대방의 눈길을 맞추는 편안한 마음,그리고 그 속에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럭셔리 명품이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삶,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며 나 자신을 위해 사는 삶이 정말 럭셔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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