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은 상대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장으로 전락했다.
이상열 민주당 의원 등을 제외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의원은 예외없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신당 후보 공격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대정부 질문 취지가 무색했다.
한덕수 총리와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핵심을 벗어난 정쟁거리 질의에 "정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되풀이해야 했다.
질의 도중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몇 차례 회의가 중단됐다.
◆이명박 공격
대통합신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이 후보가 BBK 주가 조작에 직ㆍ간접으로 연루됐다고 공세를 폈다.
정봉주 의원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후보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여비서가 주가 조작을 통해 확보한 돈을 옵셔널벤처스로부터 인출해 다스와 LKe뱅크 등에 불법 입금했다"며 "BBK 관련 사업 설명회도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씨 주도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영주 의원도 "현대건설 부도의 주범인 이라크 미수채권은 이 후보가 회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발생했다"며 "이 후보의 성공 신화는 조작된 것으로 경제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주승용 의원은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 "공사 중 발파작업으로 엄청난 수질 오염과 환경 훼손을 몰고올 수 있으며 수질도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이 후보는 BBK 사건의 피해자라는 것이 명확한 사실인데 허위 공세를 일삼는 정치공작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진수희 의원도 "이 후보와 BBK 간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신당 의원들은 머리가 나쁜 건지 귀가 어두운 건지 모르겠다"며 "최근 불거진 김경준의 송환도 여권의 정치공작을 위한 기획입국"이라고 받아쳤다.
◆정동영 공격
한나라당 의원들의 정동영 후보 공격도 어느 때보다 강도가 셌다.
이종구 의원은 "정동영 후보는 실패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며 "정 후보의 '차별없는 성장론'은 국민 불행 시대를 연장시킬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승환 의원도 "얼마 전 자이툰 부대를 '용병'이라고 했는데,이것은 국군에 대한 배신"이라며 "정 후보의 숙부가 2004년 후보를 상대로 하숙비 반환청구 소송을 낸 점을 보더라도 가족을 배신한 가족 파괴범"이라고 성토했다.
이계경 의원은 "정 후보가 상속받았다고 하는 밭이 정 후보가 4살,7살 시절에 매매한 것으로 등기돼 있다"며 "명백한 허위 신고로 상속세 탈루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