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에게 파5홀은 스코어를 내는 홀이다.

미국 PGA투어 프로들의 경우 홀별 평균 스코어는 파3홀이 3.08타,파4홀이 4.06타인 반면 파5홀은 4.68타인 데서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니 엘스(남아공)는 8일 중국 상하이의 쉬산인터내셔널GC(파 72ㆍ길이 7199야드)에서 열린 2008 유럽 PGA투어 개막전 HSBC챔피언스 첫날 그와 정반대의 스코어 패턴을 보였다.

세계랭킹 4위의 장타자(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97.9야드)가 4개의 파5홀에서 스코어를 줄이기는커녕 '올(all) 보기'를 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파5홀에서 모두 보기를 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주 아시안 PGA투어 싱가포르오픈에서 1타 차로 커트 탈락한 엘스는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쳤다.

89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공동 67위다.

엘스가 보기를 한 파5홀은 2번(길이 550야드),8번(603야드),14번(563야드),18번(538야드)홀이다.

파5홀 평균 길이가 563.5야드에 불과해 엘스 정도의 장타력이면 8번홀을 제외한 나머지 세 홀에서는 '2온'도 가능한 상황인데도 '올 보기'로 마무리한 것은 뜻밖이다.

컨디션이 안 좋았거나,핀 위치가 까다로워서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니클라스 파스트(스웨덴)와 케빈 스태들러(미국)가 8언더파 64타로 공동 선두에 나선 가운데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는 4언더파(버디5 보기1) 68타의 공동 4위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올시즌 메이저 챔피언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도 최경주와 같은 4위다.

세계랭킹 10위 비제이 싱(피지)은 5언더파 67타로 단독 3위다.

지난해 챔피언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과 한국남자골프 시즌 상금왕 김경태(21ㆍ신한은행)는 똑같이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공동 33위에 자리잡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