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면서 그동안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왔던 기관이 오히려 증시 하락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8일 대규모 순매도 역시 펀드 자금유출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주(10월29일∼11월2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재투자분을 제외할 경우 655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주에는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비록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356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지만 매수여력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처럼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된 것은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으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혼합형펀드인 인사이트 펀드로 투자자들이 대거 갈아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면 해외펀드로는 여전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에 8533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지난 5~6일에도 3871억원이 유입됐다.

여전히 브릭스펀드와 중국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내리면 돈을 넣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과거처럼 급속히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재동 주식운용본부장은 "일반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본부장은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아진 중국 증시가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