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 저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의 한 상가 건물 2층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최윤선(45)입니다.
경매를 통해 이 상가 건물의 2층을 4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 건물은 6층짜리로 2층 전체 매장 면적은 412.5㎡입니다.
이 가운데 도로변 창가 쪽에 위치한 165㎡ 규모의 매장에 창업할 생각입니다.
저는 자영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제 남편도 당구장 운영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오리진흙구이 집을 7년 정도 운영해 자리 잡을 만큼 나름대로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창업할 매장이 있는 상가 건물에서 저희가 소유한 2층 전체 매장의 가치는 최소 6억3000만원 이상이 된다고 봅니다.
현재 상가 뒤편에는 5층짜리 허스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오래돼 재건축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제 점포가 있는 상가 건물은 보상 문제 등으로 재건축 대상에 포함될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특히 2층 전체 매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1억7000만원의 은행 대출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매달 140만원씩의 원리금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창업하게 되면 창업 자금의 대부분은 또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입니다.
그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할 생각도 해 보았고 2500만원 정도의 적은 창업 비용으로도 가능하다는 만화방도 검토해 보았습니다.
창업하고 싶지만 자금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 데다 상가 건물이 만일 재건축 대상에 포함될 경우엔 시설비 등을 날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소유한 매장을 시가로 매도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창업하게 되면 중년 창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오랜 동안 할 수 있는 아이템을 하고 싶습니다.
[ 상권과 입지는 ]
인구수 적은 외곽지역 … 다방ㆍ당구장 등 뒤섞여
토당동은 서울에서 자유로를 따라 화정과 일산으로 향하는 중간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행주산성 부근을 비롯해 야외로 조금만 나가면 대형 음식점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20대 이하 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적고 외지에서의 유입보다는 유출이 많은 곳입니다.
금융 시설과 대형 유통시설이 부족한 탓에 인근 경쟁 상권인 화정역으로의 유출이 많습니다.
66㎡ 이하 소형 아파트 단지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소득 수준이나 소비 수준이 일산 신도시 평균치에 못 미치는데 대체로 이 지역 주민들이 재건축 아파트에 상당수 재입주하고 있습니다.
중앙 도로를 따라 입주한 가게의 면면을 보면 일산의 다운타운과는 사뭇 다르게 생활밀착형 아이템과 트렌드 업종이 일정한 입지 패턴 없이 뒤섞여 있습니다.
웰빙 죽 전문점이 있는가 하면 읍내에서나 볼 수 있는 지하 다방이 인접해 있고,PC게임방이 성업 중인데 당구장도 꽤 시끌벅적합니다.
하지만 1차 상권 내 7300여가구에 불과한 배후 인구 수를 감안해 보면 소비 기반이 충분치 않은 소단지 아파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업종 선정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너무 앞서가지 않으면서도 중·저소득층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배후가 크지 않고 고립된 상권이기 때문에 가급적 경쟁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창업 걸림돌은 ]
차입통한 창업비용 부담 … 노후 건물 개보수도 곤란
의뢰인이 소유한 매장이 있는 상가 건물은 허스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상가 건물의 진로가 불확실합니다.
상가 건물 자체의 재건축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존 세입자나 입주자들이 새로 시설을 개보수하거나 인테리어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이 상가 건물은 당초 예식장으로 설계돼 세워졌으나 현재는 많이 노후화된 상태입니다.
대형 건물은 외관의 청결성이나 독특한 특징이 돋보여야 고객들을 흡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이 조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의뢰인이 창업하면 내부 시설 이외에 복도나 계단 화장실 보수 등 추가적으로 경비가 소요되는 요인이 많다는 게 부담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과도한 차입을 하게 되면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고 상환에 따르는 중압감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목표 경영을 제대로 펼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의뢰인은 이 상가 건물 외에도 주거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창업 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경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과 식재료를 아끼다 보면 맛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고객의 발길이 멀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종의 업종들이 몰려 있어야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데 현재 이 상가 건물에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없는 다양한 업종들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 창업전략 이렇게 ]
3500~5000원 점심메뉴 개발 … 셀프 서비스로 인건비 절감을
의뢰인이 소유한 상가 건물은 비교적 대형 건물이지만 임대를 놓기에도 부적절해 보여 직접 창업을 시도하는 게 바람직할 것입니다.
창업은 창업자의 경쟁력을 제외하고 돈 입지 자금 아이템 등이 적절하게 어울려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 스스로가 현재 시점에서 상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객관적인 판단력을 갖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비슷한 다른 상권을 보고 잘되는 업종과 안되는 업종을 속단한다든지 하는 단순함은 절대 금물입니다.
상권과 입지를 감안하면 외식 업종이나 서비스 업종을 추천합니다.
외부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음식점들이 있어 165㎡ 규모라면 2층에서도 음식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차료 부담도 없을 뿐 아니라 대로변 창가에 위치해 있어 가시성도 돋보입니다.
불황에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면 특별한 음식보다는 가족 외식과 주부 고객을 대상으로 일반적이고 거부감이 없는 한식 업종이 어울립니다.
특히 유동 인구의 상당수가 30~40대 이상 가정주부라는 점에서 이들이 선호하는 입맛을 내는 게 중요한 핵심 포인트입니다.
우선 식사와 함께 쇠고기를 1인분(180g) 5500원에 판매하는 저가형 쇠고기 전문점이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뢰인이 창업 아이템으로 검토했던 샤브샤브 전문점도 고객군이 적합하기 때문에 추천 업종에 속합니다.
닭한마리 전문점도 시설 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별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해 볼 만하다고 판단됩니다.
보쌈 전문점 또한 대중적이면서도 별미에 속하는 아이템으로 시설투자 부담감이 적고 재고 관리 어려움이 크지 않아 추천할 만합니다.
의뢰인의 가족이 외식업 운영 경험이 풍부하지만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랜차이즈 창업은 가급적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창업하는 게 좋습니다.
이 경우 점포 면적 165㎡의 창업 비용은 인테리어 4000만원 선,주방 집기 1000만원,홀 집기 및 기물 1000만원,간판 500만원,홍보물 등 500만원,초도 상품 및 기타 1000만원 등 7000만~8000만원 선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10시30분 정도가 예상됩니다.
차별화를 위해 양을 푸짐하게 하거나 중·저가의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점심 시간에 3500~5000원 수준의 메뉴로 단골 잡기에 나서야 합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반(半) 셀프 서비스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처음에만 테이블 세팅을 해 주고 추가로 야채나 소스 등이 필요할 경우 스스로 가져다 먹는 서비스입니다.
홍보는 창업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전단 배포는 물론이고 아파트 부녀회와의 제휴를 통한 고객 확보,단체 마일리지 적립이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전략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
한상민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 중기청ㆍ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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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