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시은, 연기·주부·사업 1인3역 ‘슈퍼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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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후에 뵙겠습니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가정법원 판사로 나오는 탤런트 신구의 이 말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유행어다.
‘사랑과 전쟁’은 평균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9월 400회를 맞이했을 정도로 은근히 인기가 높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드라마의 제작진은 400회 특집을 기념해 최고 불륜녀, 최고 바람남과 같은 이색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탤런트 이시은(37)은 ‘카멜레온 여배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그녀야말로 4주 후에 보고 싶은 ‘사랑과 전쟁’의 대표 스타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랑과 전쟁은 결혼한 후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8년 동안 공백기를 보낸 다음에 출연한 작품입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연기자로 복귀하자 한때 미니시리즈 주인공까지 했던 이시은이 참 많이 변했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다양한 스타일 보여주는 매장
이시은은 MBC 공채 탤런트 22기 출신으로, 차인표, 심은하가 그녀의 동기다. 복귀 후에는 다시 꾸준한 관리를 통해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4학년 딸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최근에는 ‘사랑과 전쟁’의 인기와 함께 TV에서는 매주 이혼하지만 실제로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세상에 공개되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녀를 만난 곳은 그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나나엘’이라는 옷가게였다. 아침에는 아이 학교 앞에서 ‘녹색 어머니 교통 봉사대’를 하고, 동대문시장에도 들르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는 탤런트를 알아본 손님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인 중에 옷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는 분이 있어요. 그 분 가게에 놀러갈 때마다 가끔씩 판매를 돕기도 했는데, 제가 앉아 있으면 매출이 오르더라고요. 워낙 가만히 있는 성격도 아닌 데다 판매에 재미를 느껴서 내 가게를 내고 싶다는 욕심이 났습니다.”
아직은 아이 키우기와 집안일에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이기에 매장 위치는 집과 가까운 송파 쪽에 잡기로 결정했다. 주변 상권을 분석한 결과, 문정동 로데오 거리나 잠실 백화점까지 나가야만 제대로 된 옷을 구입할 수 있는 거여동에 자리를 잡았다.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서 동네 사람 누구나 지나가다 들어올 수 있는 목 좋은 자리다. 주민들은 깔끔한 인테리어 덕에 동네 초입이 환해져서 좋다는 반응이다.
“주요 고객은 ‘미시’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여성들이죠. 제 나이와 비슷한 손님들을 상대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편한 옷을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무조건 유행 스타일을 따르지 않아도 잘 팔리는 것이 동네 장사의 좋은 점이지요. 동대문 도매시장에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직접 나가서 옷을 구입하고, 자체 제작 상품도 소량 판매하고 있어요.”
나나엘이 문을 연 지 6개월 동안 쭉 정리해 온 고객 목록을 자랑하는데, 찬찬히 살펴보니 무려 600여 명에 달했다. 이제는 철마다 달마다 들르는 단골도 꽤 많이 생겨났다고 한다. 찬바람이 부니까 코트가 필요해서 이시은의 나나엘이 생각났다는 식이다. 손님 연령층은 딸아이 옷을 사다 준다는 60대부터 편한 티셔츠를 찾아 온 10대까지 다양하다.
“매장의 옷은 다양한 스타일로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하고 기본적인 옷을 사가는 손님도 세련되고 독특한 디스플레이에 이끌려서 매장에 들어오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도 젊고 감각 있는 느낌을 주는 가게를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연예인인 자신도 입어 본 적이 없는 특이한 스타일의 옷을 찾는 손님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고, 점차 손님들의 욕구를 파악하면서 트렌드를 열심히 연구하게 되었다. 나나엘이 자리를 잡자 이시은은 2호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매장 자리를 계약하려고 하는 그녀에게 주변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권했다고 한다.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대세라는 사람들의 의견에 2호점을 잠시 미루고 온라인 쇼핑몰(www.nana-l.co.kr)을 개설했다.
“온라인 쇼핑몰이 보기보다 굉장히 어려워요.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이 회계 관리 부분을 조금 도와주고, 웹디자이너와 배송 담당자 등 직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지요. 힘들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보충하는 측면이 있어서 다른 분들에게도 이왕이면 양쪽을 다 운영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온오프를 함께 해서 좋은 점 한 가지는 재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전량 소비되지 않는 품목이라 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처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장점은 매장에 온 손님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을 보여 주며 이시은 본인이 손님이 원하는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오프라인의 나나엘과 비슷하다. 30대 정도의 여성들이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아무래도 인터넷의 특성상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의 고객 연령대가 조금 젊다는 차이가 있는 정도다.
“처음에는 촬영 장소로 쓸 펜션도 빌리고, 전문 사진작가도 섭외해서 찍었어요. 몇 번 하다 보니 들이는 시간이나 비용에 비해 큰 효과가 없더라고요. 지금은 사무실 직원에게 사진 강의를 듣게 한 후, 평소 생활할 때와 다름없는 배경을 사용해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타의 일상을 쫓아다니는 듯한 느낌의 파파라치 식 사진이 유행이기도 하고요.”
‘온라인 쪽은 인내가 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쇼핑몰을 안정화시키고 있는 이시은은 온라인에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크게 욕심내지 않고 고객들이 해당 쇼핑몰만의 특징을 알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홍보가 되기까지 적어도 6개월은 버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사실 이시은은 몸은 고달파도 오프라인 쪽이 더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모니터보다는 사람의 얼굴을 맞대고 판매하는 일이 더 흥이 나는가보다. 때로는 좋은 옷을 구하기 위해서 새벽시장도 나가고 오전 11시에서 밤 10시까지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2호점, 3호점을 내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가게를 시작하고 나서 추석 당일 딱 하루 외에는 계속 문을 열어놨어요. 한 TV프로그램에서 제 하루를 취재해 간 적이 있는데, 도저히 매일 따라다니지는 못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 키우고 가게도 돌보느라 너무 정신이 없네요.”
연기 쪽으로는 ‘사랑과 전쟁’을 영화화한 ‘열두 번째 남자’가 곧 개봉 예정이다. 앞으로는 좀 더 폭넓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면 좋겠고, 큰 욕심 없이 가족, 연기, 사업 모두 지금처럼만 있어 주었으면 한다는 이시은은 1인3역의 슈퍼우먼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고 있었다.
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가정법원 판사로 나오는 탤런트 신구의 이 말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유행어다.
‘사랑과 전쟁’은 평균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9월 400회를 맞이했을 정도로 은근히 인기가 높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드라마의 제작진은 400회 특집을 기념해 최고 불륜녀, 최고 바람남과 같은 이색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탤런트 이시은(37)은 ‘카멜레온 여배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그녀야말로 4주 후에 보고 싶은 ‘사랑과 전쟁’의 대표 스타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랑과 전쟁은 결혼한 후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8년 동안 공백기를 보낸 다음에 출연한 작품입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연기자로 복귀하자 한때 미니시리즈 주인공까지 했던 이시은이 참 많이 변했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다양한 스타일 보여주는 매장
이시은은 MBC 공채 탤런트 22기 출신으로, 차인표, 심은하가 그녀의 동기다. 복귀 후에는 다시 꾸준한 관리를 통해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4학년 딸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최근에는 ‘사랑과 전쟁’의 인기와 함께 TV에서는 매주 이혼하지만 실제로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세상에 공개되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녀를 만난 곳은 그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나나엘’이라는 옷가게였다. 아침에는 아이 학교 앞에서 ‘녹색 어머니 교통 봉사대’를 하고, 동대문시장에도 들르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는 탤런트를 알아본 손님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인 중에 옷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는 분이 있어요. 그 분 가게에 놀러갈 때마다 가끔씩 판매를 돕기도 했는데, 제가 앉아 있으면 매출이 오르더라고요. 워낙 가만히 있는 성격도 아닌 데다 판매에 재미를 느껴서 내 가게를 내고 싶다는 욕심이 났습니다.”
아직은 아이 키우기와 집안일에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이기에 매장 위치는 집과 가까운 송파 쪽에 잡기로 결정했다. 주변 상권을 분석한 결과, 문정동 로데오 거리나 잠실 백화점까지 나가야만 제대로 된 옷을 구입할 수 있는 거여동에 자리를 잡았다.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서 동네 사람 누구나 지나가다 들어올 수 있는 목 좋은 자리다. 주민들은 깔끔한 인테리어 덕에 동네 초입이 환해져서 좋다는 반응이다.
“주요 고객은 ‘미시’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여성들이죠. 제 나이와 비슷한 손님들을 상대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편한 옷을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무조건 유행 스타일을 따르지 않아도 잘 팔리는 것이 동네 장사의 좋은 점이지요. 동대문 도매시장에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직접 나가서 옷을 구입하고, 자체 제작 상품도 소량 판매하고 있어요.”
나나엘이 문을 연 지 6개월 동안 쭉 정리해 온 고객 목록을 자랑하는데, 찬찬히 살펴보니 무려 600여 명에 달했다. 이제는 철마다 달마다 들르는 단골도 꽤 많이 생겨났다고 한다. 찬바람이 부니까 코트가 필요해서 이시은의 나나엘이 생각났다는 식이다. 손님 연령층은 딸아이 옷을 사다 준다는 60대부터 편한 티셔츠를 찾아 온 10대까지 다양하다.
“매장의 옷은 다양한 스타일로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하고 기본적인 옷을 사가는 손님도 세련되고 독특한 디스플레이에 이끌려서 매장에 들어오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도 젊고 감각 있는 느낌을 주는 가게를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연예인인 자신도 입어 본 적이 없는 특이한 스타일의 옷을 찾는 손님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고, 점차 손님들의 욕구를 파악하면서 트렌드를 열심히 연구하게 되었다. 나나엘이 자리를 잡자 이시은은 2호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매장 자리를 계약하려고 하는 그녀에게 주변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권했다고 한다.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대세라는 사람들의 의견에 2호점을 잠시 미루고 온라인 쇼핑몰(www.nana-l.co.kr)을 개설했다.
“온라인 쇼핑몰이 보기보다 굉장히 어려워요.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이 회계 관리 부분을 조금 도와주고, 웹디자이너와 배송 담당자 등 직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지요. 힘들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보충하는 측면이 있어서 다른 분들에게도 이왕이면 양쪽을 다 운영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온오프를 함께 해서 좋은 점 한 가지는 재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전량 소비되지 않는 품목이라 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처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장점은 매장에 온 손님들에게 온라인 쇼핑몰을 보여 주며 이시은 본인이 손님이 원하는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오프라인의 나나엘과 비슷하다. 30대 정도의 여성들이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아무래도 인터넷의 특성상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의 고객 연령대가 조금 젊다는 차이가 있는 정도다.
“처음에는 촬영 장소로 쓸 펜션도 빌리고, 전문 사진작가도 섭외해서 찍었어요. 몇 번 하다 보니 들이는 시간이나 비용에 비해 큰 효과가 없더라고요. 지금은 사무실 직원에게 사진 강의를 듣게 한 후, 평소 생활할 때와 다름없는 배경을 사용해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타의 일상을 쫓아다니는 듯한 느낌의 파파라치 식 사진이 유행이기도 하고요.”
‘온라인 쪽은 인내가 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쇼핑몰을 안정화시키고 있는 이시은은 온라인에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크게 욕심내지 않고 고객들이 해당 쇼핑몰만의 특징을 알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홍보가 되기까지 적어도 6개월은 버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사실 이시은은 몸은 고달파도 오프라인 쪽이 더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모니터보다는 사람의 얼굴을 맞대고 판매하는 일이 더 흥이 나는가보다. 때로는 좋은 옷을 구하기 위해서 새벽시장도 나가고 오전 11시에서 밤 10시까지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2호점, 3호점을 내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가게를 시작하고 나서 추석 당일 딱 하루 외에는 계속 문을 열어놨어요. 한 TV프로그램에서 제 하루를 취재해 간 적이 있는데, 도저히 매일 따라다니지는 못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 키우고 가게도 돌보느라 너무 정신이 없네요.”
연기 쪽으로는 ‘사랑과 전쟁’을 영화화한 ‘열두 번째 남자’가 곧 개봉 예정이다. 앞으로는 좀 더 폭넓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면 좋겠고, 큰 욕심 없이 가족, 연기, 사업 모두 지금처럼만 있어 주었으면 한다는 이시은은 1인3역의 슈퍼우먼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고 있었다.
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