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쌍두마차' 깊어가는 고민] 中 '유동성 줄이기'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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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고삐 풀린 물가와 식을 줄 모르는 과열 경기를 잡기 위해 유동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시중의 돈을 흡수하고 해외자금 유입을 철저히 감시,투기적 자본의 시장진입도 원천 봉쇄키로 했다.
◆경제운용 초비상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9일 발표한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과잉 유동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예상했다.
지난 9월까지 평균 4.1%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몇 달 동안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평균이 1.5%였으나 지난 8월부터 두 달 연속 6%대로 치솟았다.
인민은행은 식품가격에서 시작된 물가상승이 에너지가격으로 번졌고 이것이 임금으로 이어지고 있어 인플레가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통화팽창 압력으로 중국이 이미 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했다"며 "물가는 내년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은 또 물가상승과 더불어 과잉투자 역시 경제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모두 17만개의 새로운 투자프로젝트가 가동돼 작년보다 1만8000개가 늘었다는 것.같은 기간 투자금액은 3조위안을 초과,작년에 비해 24% 증가했다.
이에 따라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의 특성상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부가 올초 투자축소로 GDP 성장률을 8%대로 묶어 경기과열을 잡겠다고 발표한 계획은 물 건너 간 셈이다.
◆돈과의 전쟁
올 들어 9월 말까지 무역흑자는 1857억달러로 작년 전체인 1774억달러를 이미 추월했다.
조만간 발표될 10월 무역흑자는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 한 해 전체로는 2500억달러를 넘을 게 확실시된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홍콩법인 관계자는 "막대한 무역흑자로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인플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위안화 평가절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들의 자산운용도 유동성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저축증가율은 둔화됐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앞으로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상,채권발행 등으로 과잉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곧 올 들어 6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와 자산시장 거품을 잡겠다는 의도다.
원유가격의 급등 등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고,주식시장의 버블붕괴 우려도 끊이지 않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금리인상은 더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융가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금리 인상설이 나돌고 있다.
정부는 또 주택구입용 대출을 비롯한 신용대출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대출받은 자금이 실제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은행이 철저히 감독하도록 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금을 면밀히 감시,투기적 자본에 대한 유입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의지대로 유동성이 통제될지는 확실치 않다.
홍콩 메릴린치 관계자는 "무역흑자의 급증 등으로 돈이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어 금리인상 등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겠지만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유동성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 들어 5번 금리를 올렸고,8번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상향 조정했으나 유동성 증가를 막지 못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