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증시가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수 있을까.

올 들어 주요 이머징마켓 증시가 큰 폭으로 뛰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내년 향방에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내년에도 이머징마켓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지만 전체 자산 내 이머징마켓 주식 비중을 올해보다는 소폭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머징마켓 내년에도 좋지만…" ‥ 모건스탠리, 주식비중 소폭 축소 권고
올해 급등으로 부담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모건스탠리는 9일 '글로벌 이머징마켓 주식 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내년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1430에 이를 것"이라며 "배당을 감안하면 평균 14.5%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지난 8일 1282.06이었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올해와 같은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유망한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원자재시장이 슈퍼사이클 내에 있는 데다 내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밸류에이션이 과거 최고치보다 여전히 낮은 데다 펀드 자금 유입도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머징마켓 내년에도 좋지만…" ‥ 모건스탠리, 주식비중 소폭 축소 권고

하지만 올해보다는 주식 투자 비중을 소폭 줄일 것을 권했다.

투자자산 배분에 있어서 이머징마켓 주식 비중을 올해 54%에서 내년엔 52%로 2%포인트 줄이는 대신 이머징마켓 달러화 채권과 현금 비중을 각각 23%,5%로 올해보다 1%포인트씩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지 화폐 채권 투자 비중은 20%를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이와 함께 이머징마켓 주요 국가들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대부분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5.8%) 터키(7.0%)는 2%포인트씩 낮췄다.

브라질(4.3%) 멕시코(3.2%) GDP 전망치도 각각 0.3%포인트,0.4%포인트 내렸다.

반면 인도는 6.9%에서 7.0%로 소폭 올렸으며 중국과 한국은 각각 10.0%,4.8%로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유럽 이머징마켓의 시장 상황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유로화 강세,신용 경색 등이 내년 이 지역 경제성장률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도 크게 싸지 않아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수준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도나 중국 증시는 재평가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기와 주가 수준을 감안한 국가별 투자의견에선 대만과 말레이시아 태국 이스라엘 폴란드 터키 헝가리 등을 '비중 확대' 국가로 꼽았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브라질 필리핀 등은 '중립'을 제시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는 "양호한 경제 전망과 저금리로 한국 내에서는 주식이 최고의 투자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과 내년에 예상되는 부동산 시장의 반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이뤄진 H증시의 투자의견을 종전의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홍콩 H증시 상장 기업의 이익 증가세는 강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 투자의견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홍콩 H지수의 목표치로 19,600을 제시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