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는 9일 "국민이 보시기에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앞으로는 총재라고 부르지 마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열린 첫 선거대책회의에 참석,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에 조직이나 위치,이런 것은 없다.

겉으로만 표를 모으려면 바꿀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출마 선언 후 사흘째 대선 행보에 나선 이 후보는 파격적인 모습을 곳곳에서 연출했다.

그는 점퍼 차림으로 캠프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북적대는 지지자들을 헤집고 책상 위로 올라갔다.

이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우리의 각오를 밝히기 위해서,으싸으싸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차를 타고 오면서 세 가지 구호 '발로 뛰자,아래에서 위로,(미래의 밝은) 창을 열자'를 생각했다"면서 스스로 구호의 앞부분을 선창하는 등 예전의 '점잖은 판사'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 측근은 "1997,2002년 대선 때는 근엄하고 권위적인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사람이 180도 달라졌다"며 짐짓 놀라워했다.

체면이나 직위 등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밑바닥에서 발로 뛰겠다는 각오를 피력한 것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이 후보는 특히 "이회창은 곧게 간다.

돌부리에 치어서 넘어지고 엎어지는 일이 있어도 바로 일어서 곧은 길로 간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모함하고 중상 모략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외부의 네거티브 공격에 강도 높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이틀 만에 5개 팀으로 구성된 선거 캠프를 가동했다.

캠프의 사령탑 격인 전략기획팀장에는 2002년 대선 당시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또 정책팀장에는 윤홍선 전 총리실 정무수석비서관,홍보팀장에는 이흥주 전 총리 비서실장,조직팀장에는 김원석 전 경남지사,공보팀장에는 이영덕 전 조선일보 부국장 등이 선임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