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ㆍ한국경제학회, 경제교육 세미나] "反시장적 교과서 내용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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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제교사의 경제지식 부족과 교과서의 편향성이 경제교육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9일 열린 경제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소개된 청소년 경제의식 관련 조사 결과들은 "한국이 정말 시장경제를 하려는 나라가 맞는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자아낼 정도였다.
우선 일선 학교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 채 강단에 서고 있는 데다 교과서마저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도록 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어 청소년의 그릇된 경제관과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경제 이해도'의 원인이 무엇이었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 시장경제 인식 '위험수위'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60%가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기업인에 대해서도 3분의 2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이 더 이상 청소년들의 '역할 모델(role model)'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국가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기업이 아닌 '정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수 학생이 정부 개입 없이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효율성보다는 형평성을 경제가 지향해야 할 더 중요한 가치로 믿고 있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은 '자본주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빈부 격차'(41.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자본주의가 이룩한 성과인 '물질적 풍요'(6.9%)나 기본 원리인 '풍부한 기회'(6.3%)를 떠올리는 청소년은 극소수였다.
KDI가 한ㆍ미ㆍ일 3국 고교생의 경제 이해력 수준을 테스트한 결과 한국 고교생은 55.7점으로 미국보다 5점 이상 낮았다.
김두열 KDI 연구위원은 "사회 교과서에서 경제 문제에 대해 다루면서 사건 혹은 사실에 대한 서술이 잘못됐거나 논리 구조가 엉터리고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토록 하는 부적절한 표현을 남발하고 있다"며 "교사들마저 적절한 수준의 경제 관련 강좌를 들은 적이 없어 학생들에게 그대로 가르치고 있는 게 지금의 경제교육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교육 표준 개념 마련
경제교육협의회는 이날 세미나에서 '경제교육 표준개념안' 12개 항목 33개 내용요소 초안을 제시했다.
기존 경제 교과서의 오류를 바로잡고 경제 교육을 보다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표준안은 '시장경제체제'를 "이익 추구를 허용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교과서는 불안정한 환율,심각한 인플레이션,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등 원인이 각각 다르거나 정부의 실패가 문제인 경우(초인플레이션)까지 시장경제의 문제인 것처럼 쓰고 있다.
또 정부 개입이 만능인 것처럼 서술된 기존 교과서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시장경제 원리 도입과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의 실패와 함께 정부의 실패도 반드시 가르쳐야 할 요소로 지적했다.
아울러 블루오션을 찾아 떠나는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 등을 세부 주제로 넣었다.
패널로 참석한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생글생글(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고등학생용 경제신문)에서 교사 대상 연수를 개최해보면 지원자가 굉장히 많다"며 "교사들의 열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적절한 교과서와 교사에 대한 교육 기회가 없었던 게 경제 교육의 부실을 낳았다"고 강조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소개된 청소년 경제의식 관련 조사 결과들은 "한국이 정말 시장경제를 하려는 나라가 맞는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자아낼 정도였다.
우선 일선 학교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 채 강단에 서고 있는 데다 교과서마저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도록 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어 청소년의 그릇된 경제관과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경제 이해도'의 원인이 무엇이었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 시장경제 인식 '위험수위'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60%가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기업인에 대해서도 3분의 2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이 더 이상 청소년들의 '역할 모델(role model)'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국가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기업이 아닌 '정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수 학생이 정부 개입 없이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효율성보다는 형평성을 경제가 지향해야 할 더 중요한 가치로 믿고 있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은 '자본주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빈부 격차'(41.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자본주의가 이룩한 성과인 '물질적 풍요'(6.9%)나 기본 원리인 '풍부한 기회'(6.3%)를 떠올리는 청소년은 극소수였다.
KDI가 한ㆍ미ㆍ일 3국 고교생의 경제 이해력 수준을 테스트한 결과 한국 고교생은 55.7점으로 미국보다 5점 이상 낮았다.
김두열 KDI 연구위원은 "사회 교과서에서 경제 문제에 대해 다루면서 사건 혹은 사실에 대한 서술이 잘못됐거나 논리 구조가 엉터리고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토록 하는 부적절한 표현을 남발하고 있다"며 "교사들마저 적절한 수준의 경제 관련 강좌를 들은 적이 없어 학생들에게 그대로 가르치고 있는 게 지금의 경제교육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교육 표준 개념 마련
경제교육협의회는 이날 세미나에서 '경제교육 표준개념안' 12개 항목 33개 내용요소 초안을 제시했다.
기존 경제 교과서의 오류를 바로잡고 경제 교육을 보다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표준안은 '시장경제체제'를 "이익 추구를 허용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교과서는 불안정한 환율,심각한 인플레이션,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등 원인이 각각 다르거나 정부의 실패가 문제인 경우(초인플레이션)까지 시장경제의 문제인 것처럼 쓰고 있다.
또 정부 개입이 만능인 것처럼 서술된 기존 교과서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시장경제 원리 도입과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의 실패와 함께 정부의 실패도 반드시 가르쳐야 할 요소로 지적했다.
아울러 블루오션을 찾아 떠나는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 등을 세부 주제로 넣었다.
패널로 참석한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생글생글(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고등학생용 경제신문)에서 교사 대상 연수를 개최해보면 지원자가 굉장히 많다"며 "교사들의 열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적절한 교과서와 교사에 대한 교육 기회가 없었던 게 경제 교육의 부실을 낳았다"고 강조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