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대선출마 선언 후 첫 지방공략에 나선다.

이 후보는 12일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출정식을 갖고 전국을 6∼7개 권역으로 나눠 9일간 지방순회 일정에 오른다.

이 후보는 특히 후발주자로서 갈 길이 바쁜 만큼 서울에 올라오지 않고 지방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행군을 소화해 시간을 절약하면서 대통령 후보로서의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간다.

우선 첫 방문지로는 이 후보의 연고가 있는 대전.충남 지역을 택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이 지역에서 출마 선언 후 20% 초반에 머물고 있는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30%대 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바람몰이'에 시동을 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충청권에서 하루를 묵은 뒤 이튿날인 13일 곧바로 대구.경북(TK)으로 향할 예정이다.

특히 TK 지역은 지난 7일 영남일보ㆍ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지지율 37.4%를 기록, 이명박 후보(32.6%)를 눌러 보수층 표심 변화의 바로미터라 불릴 만한 곳이다.

이 후보는 이 지역에서 재래시장을 비롯해 지역 대표 산업인 섬유회사 및 자동차 부품 업체 등 중소업체를 직접 찾아가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층 끌어 안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 역시 이회창 후보의 방문에 하루 앞선 12일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TK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쏠릴지도 관심거리다.

이어 이 후보는 부산ㆍ경남과 광주ㆍ전남, 전주ㆍ전북, 강원을 거쳐 다시 서울ㆍ경기로 입성, 전국을 `8자' 모양으로 그리며 바닥 민심을 훑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대선에 `맨발'로 나선 이 후보는 지방순회 일정 동안 지난 두 번의 대선 때와 같은 정당의 배후지원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숙소도 호텔이 아닌 여관이나 모텔을 이용키로 했다.

이 후보는 또 회의용 테이블이 마련된 버스에 보좌진과 동승해 수시로 회의를 열고 상황변화에 따른 전략을 그때 그때 세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측은 "비록 출마선언을 했지만 국민을 직접 만나 다시 대선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는 없었다"면서 "철저히 국민 속으로 파고든다는 생각으로 전국을 구석구석 누비고 나면 국민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