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남대문 전 차로 점거…도심 일대 교통혼잡 `극심'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한미FTA 저지ㆍ비정규직 철폐ㆍ반전평화를 위한 범국민행동의날 조직위원회'는 11일 오후 3시께 시청 앞 태평로 일대에서 `범국민행동의날 민중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민주노동당 당원, 대학생, 농민 등 모두 2만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숭례문로터리까지 16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을지로, 동대문운동장 등에서 단체별로 사전집회를 연 뒤 오후 3시30분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사전집회를 빨리 끝내거나 아예 취소하고 오후 1시께부터 시청 부근으로 모여들었다.

집회시위 금지통고를 내렸던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세종로와 광화문 일대, 서울광장 주변에 전경 231개 중대 2만3천여명을 배치하고 전경버스 600여대를 동원해 집회예상지역 주변 인도를 차량으로 막는 등 원천 봉쇄 중이다.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오후 2시께 서울광장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잠시 몸싸움을 벌여 양측에서 1명씩 경상자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일부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조직위는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경찰의 원천 봉쇄는 계엄령을 방불케 한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박탈당했고 평화시위의 의지는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참히 짓밟혔다"며 경찰의 조치를 비난했다.

조직위는 `100만이 나서면 세상이 변합니다' 등 다양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곳곳에 걸고 ▲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 비정규직 철폐 ▲ 자이툰부대 철수 ▲ 노점탄압 중단 ▲ 국가보안법 폐지 ▲ 청년실업 해소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 진입이 무산되자 프라자호텔 인근 대로에 무대차량을 설치하고 총궐기대회를 진행했고, 집회를 마친 뒤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까지 거리행진에 나설 예정이어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집회로 오후 1시30분 이후 시청~남대문, 종로2가~세종로, 세종로~정동 등 대부분의 도심 주요 도로가 통제돼 운전자들이 차를 돌리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도로 점거와 폭력 등 불법 행위를 우려해 300m 상공에서도 사람의 얼굴과 차량번호를 식별할 수 있는 초고성능 채증 카메라를 탑재한 헬기를 시위현장 상공에 띄워 채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전국적으로 모두 421개 중대 6만4천여명(서울 포함)의 경력을 동원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하려던 농민과 노동자들의 집회 참가를 막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8천여명의 농민과 노동자가 경찰에 막혀 귀가했고 7천여명이 아직까지 대치 중이며 4천여명만이 서울로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상경이 무산된 경상남도 함안의 한 농민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하려다 주변의 제지로 큰 부상을 면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소속 4천여명은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공무원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열고 공무원연금법의 일방적 개정 반대 등을 주장했으나 범국민행동의날 집회에는 합류하지 않고 자진 해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김병조 홍정규 기자 firstcircle@yna.co.krkbj@yna.co.kr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