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반까지 랠리를 타던 아시아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12일 아시아 증시가 쇼크 상태에 빠진 가운데, 관련 펀드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 아시아 증시, 미국발 역풍에 동반 급락세

12일 코스피 지수는 3.37% 내린 1923.42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이날 하루만 32조7000억원가량 줄었다. 코스닥 지수도 754.73으로 3.12%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2.48% 내린 1만5197.09를 기록, 작년 8월7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오후 3시25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5201.95로 2.13% 하락 중이고, 홍콩 H 지수는 1만6680.92로 5.78% 폭락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고유가와 달러약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미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당분간 아시아 증시도 이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단기 급락으로 기술적 반등은 보일 것이나, 내년 미국 경제 둔화 가능성을 증시가 선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면 향후 전망이 다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랠리가 없을 가능성도 있으며, 반등한다 해도 상승 탄력이 둔화돼 좋아봐야 전고점 수준을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 펀드 수익률 줄줄이 마이너스..'빨간불'

이 같은 아시아 증시 조정으로 관련 펀드 수익률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지난 일주일 및 한달 수익률은 -1.32%, -1.07%로 나타났다. 올해 큰 히트를 쳤던 중국 펀드의 지난 일주일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크게는 10%에 가까운 손실을 봤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의 일주일 수익률이 -8.68%로 내려앉았고, '한화꿈에그린차이나주식 1A'은 -6.52%를 기록했다.

자금 유입도 둔화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월4일부터 10월10일까지 중국 펀드로 무려 1조7000억원의 자금이 쏠렸으나 11월 첫주에는 228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5일째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인도 펀드도 지난 한주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일본 펀드는 지난 1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하나대투증권은 "서브프라임과 고유가, 중국 긴축 등은 내년에도 계속될 현상"이라며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긴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 속도 대비 주가 상승 속도가 과한 측면이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단일 시장 펀드보다 지역별로 분산 투자하는 복합 펀드가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섹터 펀드 중에서는 여러 섹터를 하나의 펀드에서 동시에 투자하는 복합 섹터 펀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이 클 때 위험관리 기능을 하는 자산배분형 펀드, 펀드랩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