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2일 대선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정동영 신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10여일간의 사활을 건 경쟁에 돌입했다.

두 후보는 후보 등록 시점인 오는 25일 전까지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여야 한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단일 후보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정 후보는 민심 대순례단인 '몽골기병단' 출범식을 갖고 1주일간의 버스 투어에 들어갔고,이 후보도 광주지역 선대위 발대식을 시작으로 이번 주 중 호남과 충청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후보 단일화 노무현-정몽준 방식대로

양당은 오는 20일 이전에 자유토론 방식으로 두 차례에 걸쳐 정 후보와 이 후보 간 TV토론을 실시키로 했다.

이후 23~24일 이틀에 걸쳐 전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단일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은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방법을 준용한 것이다.

당시 노 후보와 정 후보도 한 차례 TV토론을 거친 후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했다.

시점도 비슷하다.

노 후보와 정 후보는 11월 초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지만 후보 등록 하루 전인 11월24일에 단일화가 이뤄졌다.

신당과 민주당의 단일 후보도 후보 등록 시기에 임박해서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여론조사 방법에선 다소 차이가 있다.

2002년에는 두 후보에 대한 단순 지지율을 묻는 식이었지만 이번에는 '가상대결'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시 말해 2002년에는 '단일 후보로 노무현-정몽준 가운데 누구를 선호하는가'를 질문했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 후보에 맞설 단일 후보로 정동영-이인제 두 후보 중 누가 적합한가'를 묻게 된다.

양당은 이번 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누가 될까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정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2일 발표된 4개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12~13%로 1~2%대에 그친 이 후보에 비해 10%포인트가량 앞서 있다.

범여권의 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정 후보는 이 후보 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신당과 민주당의 단일 후보가 결국 여론조사로 정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후보가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최종 결과를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 후보가 호남출신인 데다 최근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범여권 지지층이 이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대선에서 충청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점에서 충청 출신인 이 후보가 막판 대역전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