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외국어고에서 유출된 시험지가 명지외고와 안양외고 응시자에게도 사전에 배포된 것으로 확인돼 김포외고 파문이 경기도 전체로 번지고 있다.

김포외고 시험지를 빼돌린 서울 목동 J학원 관계자가 김포외고 시험 문제 13개를 명지외고와 안양외고에 응시한 수강생들에게 배포했으며 실제로 이 중 명지외고 입시에 5문제,안양외고 입시에 1문제가 그대로 출제됐다.

김포외고와 다른 외고의 입학시험 문제가 일부 일치하는 것은 경기도 지역 외고들이 문제은행 방식으로 시험 문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체 조사 결과 J학원 수강생 76명이 안양외고에 응시해 2명이 합격했고,명지외고에는 37명이 응시해 4명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도교육청의 조사에 응한 J학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J학원은 양면에 문제가 인쇄된 A4용지 170부를 뿌렸다.

이 중 120부는 김포외고로 가는 세 대의 버스에 전달됐며 나머지 50부는 명지외고와 안양외고로 가는 버스에 전달됐다.

명지외고와 안양외고로 가는 버스에 두 학교 합격생이 타고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외고들은 도교육청이 발표한 J학원 출신 합격자 수가 잘못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명지외고의 경우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목동지역 합격생은 2명뿐이며 이들 모두 부모의 차를 타고 학교로 이동했다고 해명했다.

전성은 명지외고 교무부장은 "전날 언론을 통해 유출된 수학문제는 명지외고 문제가 아니었다"며 "도교육청으로부터 유출된 문제를 받아 봐야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지외고의 재시험 여부는 학교 측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며 향후 경찰청과 도교육청의 공식 입장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수사의 범위를 명지외고와 안양외고로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포외고 불합격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김포외고 일반전형 문제 유출 사건 해명 시위'라는 카페 등에서는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김포외고 이외 경기도 지역 외고들도 시험지를 빼돌렸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김포외고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수사 범위를 확대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