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종금 등 계열사들은 최근 대규모 자금 조달과 계열사 간 지분 정리 등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 중이며 외부 기관으로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정부의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지주회사가 허용될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이 '1호 보험지주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며 지난 9월부터 3개월 일정으로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다음 달 초 컨설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지주회사 설립 방법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업법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법 개정이 완료되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업법에서 보험지주회사를 허용할 경우 보험지주회사로 전환하고,그렇지 않을 경우 현행 규정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메리츠 금융그룹은 한진그룹과 완전히 계열 분리돼 있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아래에서도 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8월 말 유상증자를 통해 2257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보유 중인 메리츠종금 지분을 정리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달 말 유상증자를 실시해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본금 100억원의 메리츠자산운용을 설립키로 하고 조만간 금융감독 당국에 인가 신청할 예정이다.

비록 은행이 빠졌지만 보험.증권.종금.자산운용업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메리츠그룹의 모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지주회사와 메리츠화재로 분할하고,지주회사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종금 메리츠자산운용을 지배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올 5월부터 7월까지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 지분을 잇따라 처분,18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만 있다면 자회사의 지분을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메리츠증권 및 메리츠종금 지분의 매각 대금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할 메리츠화재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유상증자 후 조 회장 지분은 21.33%로 최대주주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메리츠화재가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생명 등 다른 금융그룹들도 지주회사 전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