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ㆍ학부모 "일반고 지원은 어쩌라고…" 반발

입학 시험문제가 유출된 경기도 김포외고의 재시험 여부 및 방법 등을 12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경기도 교육청이 발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외고시험문제 유출파문'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시험 방안을 성급히 결정한 후 이에 반하는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될 경우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게 도교육청이 밝힌 연기 이유다.

김포외고에 응시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반계고 모집일정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시험 여부가 결정되지 않자 "도교육청이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5시께 브리핑을 갖고 김포외고 입학 시험문제 유출사건과 관련한 대책 발표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나선 이상덕 교육국장은 "경찰이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통보를 해오지 않고 있어 대책 발표를 미루게 됐다"며 "일반계고 접수마감일인 20일까지 경찰의 최종수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재시험과 관련된 대책도 발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발표와 관련,김포외고에 응시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제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자녀가 김포외고에 응시했다 불합격한 한 학부모는 "재시험 기회를 기대했는데 도교육청이 대책 발표를 연기해 황당해하고 있다"며 "일반계고 학사일정이 마무리되면 재시험이 불가능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J학원 출신 합격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도교육청을 믿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은 "재시험 여부를 빨리 확정해줘야 일반계 고교에 지원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니냐"며 "도교육청의 말처럼 합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나중에 합격무효 처분을 받을 경우 교육청이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도교육청이 대책과 관련,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크게 4가지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합격자들은 전원 '합격'으로 인정하고 정원외로 문제를 유출했던 J학원 출신 합격자 숫자(47명) 만큼 추가 선발하는 게 가장 유력한 방안이다.

기존 합격자와 불합격자 모두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포외고는 2008학년도 정원 을 47명 더 받는 대신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47명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

도교육청은 당초 이 방안을 발표할 것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이 밖에 △J학원 출신 합격자 47명을 불합격처리한 후 나머지 합격자 137명만 입학 허용 △47명을 불합격시키고 같은 인원 만큼 재시험을 통해 선발 △2444명 응시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 재시험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상의 세 가지 방안은 어느 것을 택하든 간에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게 돼 있어 소송 등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성선화/송형석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