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급락세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비실대고 있다.

대외 악재들이 진행형인데다 기관은 몸을 사리고 있고, 외국인은 현선물 동반 '팔자'를 이어가며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불안감이 팽배해있는 상황이어서 단기적인 부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주까지 이어질 미국과 중국의 내수 관련 거시지표 발표 결과와 이에 대한 각국 증시의 반응 등이 향후 지수 향방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대신증권 곽병열 선임연구원은 "지난 7~8월과 최근의 조정 국면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7~8월엔 상품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던데다 중국 증시가 건재했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국증시의 조정폭이 깊어지고 있으나 이번주 발표될 소비자 물가지수를 통해 불확실성이 개선될 경우 중요한 반등 포인트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美 증시는 약세의 원인이 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반전의 힌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연구원은 "신용경색의 징후로 작용했던 자산담보부증권의 가격지수가 급등하면서 지난 주말 美 금융주가 오랫만에 소폭의 반등세를 나타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이번주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인플레 압력에 대한 우려와 악재의 선반영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미국의 소비 경기는 마지막 보루"라면서 "숱한 소비억제 요인에도 불구하고 소비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경기 리스크의 확장을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다소 둔화되면서 향후 소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제 소비 액션과 심리간에는 괴리가 있기 마련이라고 지적.

이번주 발표될 10월 소매판매와 다음주 주말 추수감사절 소비 동향 등이 서브프라임 여진과 고유가 영향이 강했던 시기의 실제 소비경기와 심리간 괴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영증권은 "현재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올해 미국의 연휴 소비지출도 4% 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지표들이 이 수준에서 확인되고 주택경기 역시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시그널이 포착된다면 글로벌 증시는 경기 리스크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굿모닝신한증권은 "미국 증시의 조정이 어느 수준에서 진정될 것인가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강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美 금융권에 대한 신뢰 붕괴와 소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단기내 마무리되기 어려워 보이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증시의 하락이 이전과는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다만 방향성을 미리 단정짓기에는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다우지수를 기준으로 경기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의 회복 여부가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내 200일 이평선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어 이 증권사는 미국과 아시아 증시 중 어느 한쪽이 안정세를 되찾거나, 투신권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돼야 국내 증시의 기술적 반등이 연속성을 갖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위험 관리는 필요하나 주식을 던지는 것도 기회를 놓치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과감히 리스크 테이킹에 나서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단기적으로 리스크 관리와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시장 접근이 필요하지만, 지금 나타나는 조정이 과거 3년간 신흥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떤 구조적 변화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선제적으로 이익 실현을 하지 못한 투자자 입장이라면 현 시점에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도하는 것 역시 기회를 상실하는 요인이라고 판단.

하나대투증권 역시 코스피 지수가 주가수익비율 12배 수준인 1870선 아래까지 밀려날 경우 주식 매수에 나서거나 버리는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겠지만 버릴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