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증가율 다이아 3배 … 국제시장서도 가격폭등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등 컬러 스톤(유색 보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다이아몬드에 식상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올 들어 수입 증가율이 다이아몬드의 3배에 달할 정도다.

이를 반영,불가리 까르띠에 등 명품 브랜드들은 컬러 스톤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13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의 수입액은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15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2% 증가했다.

다이아몬드는 올해 4208만달러어치 들어와 절대량은 컬러 스톤을 압도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수입 증가율은 10.4%에 그쳤다.

컬러 스톤의 인기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의 제품 구색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불가리는 컬러 스톤의 매출 비중이 2004년 말 20% 수준에서 올 10월 말 33%로 증가했다.

불가리 관계자는 "지난 9월 선보인 신제품 대부분이 사파이어 등 컬러 스톤을 활용한 상품들"이라고 말했다.

한 백화점 귀금속 담당 MD(상품 기획자)는 "불가리가 주도하면서 까르띠에 등도 컬러 스톤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컬러 스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은 다이아몬드나 금과 비교해 차별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불가리 관계자는 "금은 대부분 환금성 차원에서 보유하는 경향이 강하고 다이아몬드는 요즘 웬만한 가정에선 혼수 등을 통해 하나쯤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해졌기 때문에 장식미가 떨어지는 편"이라며 "패션 명품 브랜드도 남이 갖지 않은 것들을 갖기 원하듯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컬러 스톤을 찾는다"고 말했다.

보석 원석 매입상인 K씨는 지난 9월 태국 찬타나부리에 위치한 경매 시장을 찾았다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컬러 스톤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작년 초만 해도 1캐럿에 100만원이던 핑크 사파이어가 등급에 따라 200만~300만원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고 질 좋은 루비는 최대 다섯 배까지 올라 있던 것.K씨는 "이마저도 구하기 어렵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외국 금융권의 보석 투자가 늘고 있는 등 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컬러 스톤에 대한 관심은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폭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씨는 "다이아몬드의 경우 5캐럿짜리 큰 것이 올초 대비 50%가량 올랐을 뿐 작은 것들은 보합세이거나 10~20% 정도 올랐지만 유색 보석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가격 인상폭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세금 문제 등으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사모 펀드 등 해외 금융권에선 이미 사파이어 등의 천연 나석을 매입하는 데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