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한 수익률은 장기투자의 길에서 바라보면 짧은 휴식,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단기 수익률을 높이려면 현재 시장 주도주를 편입해야 하지만 그 방법은 우리의 가치투자 철학에 어긋나는 것이며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국내 대표적 가치주펀드 운용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전무가 13일 펀드 고객들에게 보낸 자산운용보고서에서 최근 가치주펀드의 수익률 부진 원인과 향후 운용계획을 밝혔다.

이 전무는 보고서에서 "지난 3개월간 코스피지수는 1.8% 정도 상승했지만 밸류10년펀드 수익률은 3.4% 하락해 시장 대비 5%포인트 이상 밑돌 만큼 고전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우리의 가치투자 원칙이 틀렸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0년펀드 단기 수익률 부진은 최근 시장의 흐름이 우리 기준에 맞지 않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편중돼 오르기 때문"이라며 "이런 종목들은 대부분 기업 자체만 놓고 보면 우수하지만 기업가치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무는 또 최근 조선 화학 기계업종의 급등주를 겨냥해 "기업의 성장성이 아무리 좋다 해도 PBR(주가순자산비율) 10배 수준에 거래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업계 3,4위에 불과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1,2위 업체의 시총을 합친 금액보다 큰 것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밸류10년펀드는 수익성과 자산가치,배당수익,무형의 자산가치 등 네 가지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한다"며 "이런 기준으로 보면 훌륭한 주식들이 시장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10년펀드의 단기 수익률에는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밸류10년펀드는 지난 10월 말 현재 120여개 가치주와 자산주 등을 편입하고 있으며,이중 한국전력과 KT 등 대형 가치주에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자돼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