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자원개발 테마주들이 요동치고 있다.

에이치앤티의 태양광사업 취소 후폭풍 속에 디아이세미콘 오엘케이의 에너지사업도 좌초 위기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뒤늦게 자원개발 사업을 발표한 업체의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디아이세미콘이 이날 태양광업체 인수를 취소한 데 이어 오엘케이와 코스모스피엘씨도 갑작스러운 최대주주 변경으로 자원개발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디아이세미콘은 이날 미국 텔리오솔라테크놀로지 지분 52.94%를 56억원에 인수키로 한 지난달 계약이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텔리오솔라 측이 계약 해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디아이세미콘은 태양광 사업 진출 기대감으로 지난달 초 4830원에서 641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하며 4500원에 마감됐다.

텍사스 유전개발과 파푸아뉴기니 금광사업을 추진 중인 오엘케이도 이날 최대주주인 황천황씨가 지분 11.54%를 96억원에 박기석에게 넘겼다고 밝혔다.

황씨가 지난 8월 최대주주에 오른 지 3개월 만에 경영권을 넘겨 '자원개발 사업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전개발 사업 진출을 전후해 4970원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최근 4일 연속 급락으로 반토막 수준인 2345원까지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코스모스피엘씨(옛 페트로홀딩스)는 지난달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사명을 바꾼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최대주주가 지분 8.83%를 확보한 강의구로 재변경되며 유전 개발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태양광 규산광산 사업이 백지화된 에이치앤티는 9일 연속 급락해 1만4050원까지 밀려났다.

이날 22억원을 출자해 폐열·폐수를 활용한 대체에너지 업체 H&T에너지를 설립한다는 발표에 7일 연속 이어온 하한가 행진은 멈췄지만 전체 발행 물량의 50% 수준인 847만주나 거래됐다.

이들 테마주가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날 인도네시아 철광석 개발프로젝트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한텔은 2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지난 9일 액면가(5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틀 새 66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관리종목 상태로 상반기 영업손실 166억원을 비롯 최근 2년 연속 적자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근 자원테마주들이 변동성이 커진 데는 부실 적자기업이 무리한 유상증자를 통해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자원개발 사업에 현금 여력도 없는 부실기업이 뛰어드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개인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