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啓 炯 < 표준협회장 lgh@ksa.or.kr >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난제에 부딪히고,그때마다 좌절한다.

문제가 없기를 신에게 기도하기도 하지만,문제가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문제에 도전하고 해결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고,한 단계 높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본다면 문제는 신이 우리에게 준 귀중한 선물이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문제를 정확히 아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문제 자체를 모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환자가 생기면 저잣거리에 앉혀놓고 치료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그 당시 의술로는 고칠 수 없는 불치의 병증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드러내 여러 사람으로부터 정보와 경험을 구해 병을 낫게 했다.문제를 숨기지 않고 드러냄으로써 해결 방법을 찾는 고대인의 현명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이런 바빌로니아인의 지혜가 오늘날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에 살아 숨쉬고 있다.웹 2.0 인터넷 세상에서는 문제 해결을 원하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정보 및 네트워크를 창조하고 공유한다.그리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는 현재 세계 10대 기업 중 2054년까지 남아 있을 가장 유망한 기업으로 '도요타'를 꼽았다.도요타가 이런 찬사를 받는 배경에는 '다섯 번 왜(5why)'란 독특한 문제 해결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도요타는 다섯 번의 '왜'를 반복한다.숨겨진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서다.도요타의 기업 문화는 '문제가 없다'라고 말하는 직원이 '가장 문제가 있다'고 본다.문제 제기가 도요타의 창조적 혁신과 성장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사회든 문제는 있게 마련이다.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도 다양하다.기업에 관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먼저 기업의 문제를 알아야 하고,기업에서 제기된 문제 자체가 정책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모든 문제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공개하거나 문제백서를 발간하는 것도 생각봄 직하다.문제가 공개됨으로써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문제는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란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임시 방편적 처방으로 대응하게 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지금부터라도 신의 선물인 문제를 활발히 제기하고 해결해 나가자.문제 해결 능력이 높은 국가가 선진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