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眼의 불심… 숭산 제자들 서울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언젠가 미국의 한 선원 간부회의에서 의견 대립과 갈등이 심했을 때었어요.
한국에 계신 숭산 스님한테 전화로 이런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그게 맞다(That's correct)'고 하시는 겁니다.
언제나 화합하라고 가르치셨는데 어째서 대립과 갈등이 당연하다는 것인지 다시 여쭈었지요.
그랬더니 스님은 '모든 간부들이 자기 견해에 집착하니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
자기 견해를 놓아버리면 싸움은 끝나고 화합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하셨지요."
1970년대 초부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린 숭산 스님(崇山ㆍ1927~2004년)의 외국인 맞상좌 대봉 스님(58ㆍ계룡산 무상사 조실)은 스승의 가르침을 이렇게 기억한다.
'방하착(放下着ㆍ내려놓음)'을 이처럼 생활 속에서 가르쳤던 것.숭산 스님은 한문으로 된 화두와 참선법도 간단한 영어로 알기 쉽게 가르쳤고,수많은 외국인들을 제자로 삼았다.
생전에 그의 법문을 듣고 인연을 맺은 제자는 5만여명.이 가운데 3000~4000명은 지금도 세계 32개국 120여개 선원에서 수행하며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숭산 스님의 열반 3주기(27일)를 맞아 제자들 중 21개국 170여명이 서울에서 추모다례재와 기념전을 연다.
오는 20~2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기념전에는 세계 각국의 문화 속에 불법(佛法)을 심은 숭산 스님의 외국인 제자들이 소장하고 있던 스승의 사진과 동영상,유품,영어ㆍ프랑스어 등 각국어로 번역ㆍ출간된 숭산 스님의 법어집 등이 소개된다.
또 숭산 스님의 한국어 법문을 담은 CD 3000장을 관람객에게 선물하고 스님들에게는 영어본 '육조단경'을 나눠줄 예정이다.
방한하는 숭산 스님의 제자들은 동안거가 시작되는 24일부터 사흘간 무상사에서 수행 정진한 뒤 27일 오전 10시 서울 수유리 화계사에서 열리는 추모다례재에 참석한다.
지난 13일 서울 인사동에서 자리를 함께 한 대봉 스님은 "숭산 스님은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언제나 제자들과 더불어 일하고 먹고 수행하고 잠잤다"면서 "스님께서 일러주신 '나는 누구인가,오직 모를 뿐'을 화두 삼아 제자들은 오늘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26세에 숭산 스님을 만나 출가한 뒤 1983년부터 한국에서 수행 중인 대봉 스님은 외국인 제자 가운데 수행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선승.
그는 숭산 스님 열반 후 외국인 제자들의 해외 포교와 수행이 약화되지 않았느냐는 우려에 대해 "숭산 스님은 언제나 제자들이 한 곳에만 머무르지 말고 다른 나라로 가서 법을 전하라고 강조하고 제자들이 각자 독립적 존재가 되도록 격려했다"면서 "우린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봉 스님과 함께 나온 무심 스님(49ㆍ무상사 주지)은 "숭산 스님은 생전에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베트남의 틱낫한,캄보디아의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불렸던 분"이라며 "이 같은 큰스님이 있다는 것을 정작 한국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아 외국인 제자들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한국에 계신 숭산 스님한테 전화로 이런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그게 맞다(That's correct)'고 하시는 겁니다.
언제나 화합하라고 가르치셨는데 어째서 대립과 갈등이 당연하다는 것인지 다시 여쭈었지요.
그랬더니 스님은 '모든 간부들이 자기 견해에 집착하니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
자기 견해를 놓아버리면 싸움은 끝나고 화합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하셨지요."
1970년대 초부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린 숭산 스님(崇山ㆍ1927~2004년)의 외국인 맞상좌 대봉 스님(58ㆍ계룡산 무상사 조실)은 스승의 가르침을 이렇게 기억한다.
'방하착(放下着ㆍ내려놓음)'을 이처럼 생활 속에서 가르쳤던 것.숭산 스님은 한문으로 된 화두와 참선법도 간단한 영어로 알기 쉽게 가르쳤고,수많은 외국인들을 제자로 삼았다.
생전에 그의 법문을 듣고 인연을 맺은 제자는 5만여명.이 가운데 3000~4000명은 지금도 세계 32개국 120여개 선원에서 수행하며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숭산 스님의 열반 3주기(27일)를 맞아 제자들 중 21개국 170여명이 서울에서 추모다례재와 기념전을 연다.
오는 20~26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기념전에는 세계 각국의 문화 속에 불법(佛法)을 심은 숭산 스님의 외국인 제자들이 소장하고 있던 스승의 사진과 동영상,유품,영어ㆍ프랑스어 등 각국어로 번역ㆍ출간된 숭산 스님의 법어집 등이 소개된다.
또 숭산 스님의 한국어 법문을 담은 CD 3000장을 관람객에게 선물하고 스님들에게는 영어본 '육조단경'을 나눠줄 예정이다.
방한하는 숭산 스님의 제자들은 동안거가 시작되는 24일부터 사흘간 무상사에서 수행 정진한 뒤 27일 오전 10시 서울 수유리 화계사에서 열리는 추모다례재에 참석한다.
지난 13일 서울 인사동에서 자리를 함께 한 대봉 스님은 "숭산 스님은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언제나 제자들과 더불어 일하고 먹고 수행하고 잠잤다"면서 "스님께서 일러주신 '나는 누구인가,오직 모를 뿐'을 화두 삼아 제자들은 오늘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26세에 숭산 스님을 만나 출가한 뒤 1983년부터 한국에서 수행 중인 대봉 스님은 외국인 제자 가운데 수행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선승.
그는 숭산 스님 열반 후 외국인 제자들의 해외 포교와 수행이 약화되지 않았느냐는 우려에 대해 "숭산 스님은 언제나 제자들이 한 곳에만 머무르지 말고 다른 나라로 가서 법을 전하라고 강조하고 제자들이 각자 독립적 존재가 되도록 격려했다"면서 "우린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봉 스님과 함께 나온 무심 스님(49ㆍ무상사 주지)은 "숭산 스님은 생전에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베트남의 틱낫한,캄보디아의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불렸던 분"이라며 "이 같은 큰스님이 있다는 것을 정작 한국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아 외국인 제자들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