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휘발유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세수를 줄이면 그만큼 정부 지출도 함께 줄여야 한다"고 14일 말했다.

조 차관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률적으로 유류세를 내리면 세수가 많이 줄어든다"며 "국회가 유류세 인하를 심의하는 경우 내년 예산 책정도 같이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류세를 인하하면 유류 소비는 줄지 않고 세금 인하로 인한 소비자 혜택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면서，특히 일괄적인 유류세 인하는 유류 소비가 많은 고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 유가가 올라가는데 우리만 국내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유류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국가적으로 봐도 산유국에 소득을 빼앗기는 역효과가 난다"고 덧붙였다.

유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80~90달러 시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지만 그런 초고유가시대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차관보는 이와 함께 내년 경기에 대해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는 국내 여건보다는 미국 경제나 유가 등 대외 여건의 악화"라며 "수출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지겠지만 국내 소비가 어느 정도 탄탄한 기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정부는 시장에 급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완만하게 해주는 차원의 개입은 항상 해왔고 앞으로도 할 의지가 있다"면서 "다만 시장의 흐름을 돌려놓는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