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중소기업과 소호(SOHO)에 대한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부터 은행들의 위험관리를 중시하는 '바젤Ⅱ(국제결제은행 신협약)'가 시행되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차입 길이 막혀 한계 기업의 도산이 속출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중기.소호 대출의 경우 지난 12일까지 접수한 대출 신청 건만 집행하고 이달 말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관리 강화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억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중기나 우량 중기라 하더라도 이달 중 신규 대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다만 기존 거래고객에 대한 대출금의 기한 연장이나 재약정 등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부터 부동산업 음식숙박업 등 관리 대상 업종에 대해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낮추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왔지만 중기 대출이 줄지 않고 있으며 금융감독 당국도 '중기 대출 쏠림' 현상을 지적해 와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독 당국은 국민은행뿐 아니라 신한 우리 하나 등 다른 은행에도 중기 대출 위험관리 강화를 주문,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중기 대출 억제 대책을 취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15일부터 중기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며,우리은행도 조만간 금리 인상 및 심사 강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은행권의 중기 대출 축소 움직임은 바젤Ⅱ가 시행에 들어가는 내년부터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