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어서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이중으로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제유가에 직접 영향을 받는 수입물가는 벌써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올랐다고 14일 발표했다.

작년 5월(11.3%) 이후 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도 9월에 3.1% 급등한 데 이어 1.7% 또 뛰었다.

전월 대비 상승률 가운데 60%가 넘는 1.1%포인트는 원유값 상승에 따른 것이었다.

그나마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수입물가 상승분을 상쇄해 이 정도 수준이지 환율 효과를 배제한다면 전년 동월 대비 15.3%,전월 대비 3.5%나 급등한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값 상승 탓에 전월 대비 0.3%(전년 동월 대비 3.4%) 오르며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0% 오르면서 2005년 5월의 3.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5년 2.8%,2006년 2.2%에 이어 올해도 연평균으로는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들어 상승속도가 빨라지면서 내년에는 2004년(3.6%) 이후 4년 만에 3%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와 함께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통화정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당초 목표치인 3%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저임금을 바탕으로 저가 제품을 공급해 전 세계 물가 안정에 기여해온 중국에서 물가가 불안해질 경우 중국의 수출물가가 높아지면서 미국 일본 한국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인플레이션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물가는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최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