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中企 신규대출 일시 중단 … "돈 쓰라고 할때는 언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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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을 필두로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소호(SOHO)에 대한 신규 대출 억제에 나서자 중기업계에 자금 경색 한파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이 '중기 대출 쏠림'현상을 경고하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중기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부터 '바젤Ⅱ(국제결제은행 신협약)'가 적용되면 신용도가 낮은 한계기업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
◆영세 중기 치명타될 수도
국민은행과 거래해 온 중소기업들은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인천에서 석유화학소재를 제조하는 한국싸이론의 이규연 대표는 "국민은행 관계자들이 최근 인천 남동공단을 돌아다니며 영업활동을 열심히 하던데 (신규 대출 중단 조치가) 사실이냐"며 "최근 일감이 많아져 노후된 설비를 교체하려고 대출을 받으려고 했었는 데 갑작스레 중단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중은행의 대출이 축소되면 경기가 좀 풀려 신규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은행들이 중소기업 현장은 외면한 채 감독당국의 지시로 대출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것은 중소기업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민은행이 주거래은행인 울산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D사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좋아 기계류를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었는데 이 같은 조치가 지속된다면 신규 투자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2억원가량의 원자재 구매자금 대출을 생각 중이던 오토바이 부품 회사인 J사의 임모 대표는 "결국 담보 능력이 좋은 우량 중기에 대한 대출 쏠림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며 "은행권 전부로 확산될 경우 담보 능력이 소진된 영세 제조업체들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은행들 "우리도 어쩔 수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한 중기대출이 워낙 가파르게 늘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 들어 원화대출 총액이 133조원에서 150조원으로 17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소호대출은 7조원,소호대출을 합친 중기대출은 12조원이다.
중기대출이 증가액 전체의 70%에 이른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총 68조원 늘었으며 이 가운데 중기대출의 비중은 60조원으로 90%에 육박한다.
가계대출 증가액(15조원)을 합친 전체 대출 증가액을 기준으로 삼아도 중기대출 비중은 73%에 이른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은행권 대출이 가계의 부동산담보대출에 쏠려 있었다면,올 들어선 중기대출에 집중돼 있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10월엔 은행권의 중기대출 증가액이 8조2500억원에 이르러 한은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시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감독 당국 입장에선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은행들도 이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연체율 상승도 은행들로 하여금 위험 관리를 강화토록 만드는 요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중기대출 연체율이 1.32%로 전 분기 말에 비해 0.32%포인트 뛰었으며,신한은행도 1.24%로 0.26%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 역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15일 중기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대출금이 원래 용도 이외로 전용되는지를 엄격히 관찰한다는 방침이며,우리은행도 조만간 금리 인상 및 여신심사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농협 등도 심사를 엄격히 해 나갈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다만 국민은행처럼 중단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권의 중기대출 자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당장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이 20일 은행장들을 소집,은행의 외형 확대 경쟁과 중기대출에 대한 쏠림현상을 지적할 예정이어서 은행권의 중기대출 운용은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준동/송태형 기자 jdpower@hankyung.com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이 '중기 대출 쏠림'현상을 경고하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중기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부터 '바젤Ⅱ(국제결제은행 신협약)'가 적용되면 신용도가 낮은 한계기업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
◆영세 중기 치명타될 수도
국민은행과 거래해 온 중소기업들은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인천에서 석유화학소재를 제조하는 한국싸이론의 이규연 대표는 "국민은행 관계자들이 최근 인천 남동공단을 돌아다니며 영업활동을 열심히 하던데 (신규 대출 중단 조치가) 사실이냐"며 "최근 일감이 많아져 노후된 설비를 교체하려고 대출을 받으려고 했었는 데 갑작스레 중단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중은행의 대출이 축소되면 경기가 좀 풀려 신규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은행들이 중소기업 현장은 외면한 채 감독당국의 지시로 대출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것은 중소기업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민은행이 주거래은행인 울산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D사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좋아 기계류를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었는데 이 같은 조치가 지속된다면 신규 투자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2억원가량의 원자재 구매자금 대출을 생각 중이던 오토바이 부품 회사인 J사의 임모 대표는 "결국 담보 능력이 좋은 우량 중기에 대한 대출 쏠림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며 "은행권 전부로 확산될 경우 담보 능력이 소진된 영세 제조업체들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은행들 "우리도 어쩔 수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한 중기대출이 워낙 가파르게 늘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 들어 원화대출 총액이 133조원에서 150조원으로 17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소호대출은 7조원,소호대출을 합친 중기대출은 12조원이다.
중기대출이 증가액 전체의 70%에 이른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총 68조원 늘었으며 이 가운데 중기대출의 비중은 60조원으로 90%에 육박한다.
가계대출 증가액(15조원)을 합친 전체 대출 증가액을 기준으로 삼아도 중기대출 비중은 73%에 이른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은행권 대출이 가계의 부동산담보대출에 쏠려 있었다면,올 들어선 중기대출에 집중돼 있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10월엔 은행권의 중기대출 증가액이 8조2500억원에 이르러 한은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시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감독 당국 입장에선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은행들도 이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연체율 상승도 은행들로 하여금 위험 관리를 강화토록 만드는 요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중기대출 연체율이 1.32%로 전 분기 말에 비해 0.32%포인트 뛰었으며,신한은행도 1.24%로 0.26%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 역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15일 중기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대출금이 원래 용도 이외로 전용되는지를 엄격히 관찰한다는 방침이며,우리은행도 조만간 금리 인상 및 여신심사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농협 등도 심사를 엄격히 해 나갈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다만 국민은행처럼 중단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권의 중기대출 자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당장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이 20일 은행장들을 소집,은행의 외형 확대 경쟁과 중기대출에 대한 쏠림현상을 지적할 예정이어서 은행권의 중기대출 운용은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준동/송태형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