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른바 '떡값검사 명단'이 일부 공개된 것과 관련해 14일 "차기 총장이 내정됐을 당시 검증을 하자고 했으면 몰라도 (명단을) 안 내놓다가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공개하는 건 누굴 위한 것이냐"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 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검찰이 명단을 달라고 요청했고 어디에 수사를 맡길 것인지 고민을 해 왔는데…. 어떻게 하면 국민이 검찰을 믿어 줄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장은 "(김용철 변호사 측이) 대검 중수부의 한 과장에게 사건을 맡기라고 요구했었다"며 "내가 중수부 그 과장에게 사건을 맡겼다면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떡값검사로 거론한) 이귀남 중앙수사부장이 그만두든지 과장이 그만두든지해야 할 거 아니냐"며 김 변호사 측 태도를 문제삼았다.

그는 "삼성은 거대 조직이고 검찰은 엘리트 권력기구이자 최고 사정기관인데 서로 지연,학연으로 안 얽힌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런 학연과 지연,혈연이 있다고 문제삼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에 살아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총장은 그러면서도 "검찰도 잘못한 게 많이 있고 지금 일어나는 현상은 사필귀정이 아니겠느냐"며 "가장 중요한 건 실체적 진실이 뭔지 밝히는 것이고 30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진실 위에 이뤄진 건 언젠가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란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