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라질 에탄올 협력 문제 협의 예상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22~23일 쿠바를 방문하기로 최종 확정됐다고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집권 초기인 지난 2003년 9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회동 여부와 관련, 룰라 대통령은 "그의 건강이 허락한다면 꼭 만나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해 양자간 회동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룰라 대통령은 노동운동가 시절인 지난 1980년 니카라과의 마나과에서 열린 산디니스타 혁명 성공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카스트로 의장과 처음 만난 뒤 친분관계를 쌓아왔다.

이후 카스트로 의장은 1995년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상파울루 주(州)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 시(市)를 방문한 바 있으며, 지난 2002년 대선에서는 '카스트로 정치자금'이 룰라 후보 진영에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간 통상.투자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대통령궁 관계자는 전했다.

현지 언론은 특히 룰라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멕시코만의 쿠바 연안에 대한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유전 탐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1998~2001년 1천600만달러를 투자해 쿠바 연안에서 유전 탐사에 나섰으나 기술부족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룰라-카스트로 회동에서 미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에탄올 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깊숙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카스트로 의장은 그동안 "에탄올 대량생산이 곡물 생산량 감소 및 곡물가격 폭등을 초래해 전 세계에서 수십억명의 기아자를 발생시킬 것"이라면서 미-브라질 에탄올 협력을 강력하게 비난해 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