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입업자 K씨는 최근 고급 승용차 브랜드인 벤틀리(Bentley) 모델 가운데 '컨티넨탈 플라잉 스퍼(Continental Flying Spur)'를 수입하면서 침수차량을 저가 구매했다며 3만6000달러로 신고했다.

그러나 관세청은 수입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고 보고 공식딜러인 벤틀리코리아와 한국자동차시험연구소 등에 문의한 결과 침수흔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관세청은 또 외환조사를 통해 K씨가 실제로는 14만7000달러를 구매대금으로 해외에 송금한 사실도 적발,관세 822만원 등 총 3515만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관세청이 이처럼 세금탈루를 노리고 모델이나 실제 가격을 속이는 자동차 불법 수입 행위를 연말까지 집중 단속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입차 판매경쟁으로 마진이 감소하면서 세금탈루를 노린 각종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점 단속 대상은 △해당 자동차 브랜드의 최저가 모델로 허위 신고 △신차임에도 저가 중고차로 가격 신고 △자동차 옵션이나 운임·보험료 등을 누락 신고 △중고차를 실제 구매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경우 등이다.

관세청은 또 2000cc 미만 차량의 경우 특소세·교육세가 감면 또는 면세되는 규정을 악용,모델·규격을 허위 신고하거나 완성차를 부분품으로 신고하는 행위도 단속키로 했다.

도난·침수 등 불량차량을 수입한 뒤 정상 차량으로 판매하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관세 특소세 교육세 부가세 등 각종 세금이 수입가격의 약 34%에 달해 저가 수입신고 등 불법행위에 대한 유혹이 적지 않다"며 "통관단계에서부터 심사를 강화하고 통관 이후에도 정보분석을 통해 대상을 선별한 뒤 세관에 신고한 수입가격과 실제 외화 송금액을 비교해 불법 수입행위를 적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