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평판조회(Reference Check)가 이제 기업들의 경력자나 임원 채용에서 중요한 과정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1998년 미국 인사관리회사 SHRM의 조사 결과 80% 이상의 기업이 평판조회를 실시하고 있었다.

미국 인사 담당자들은 업무 시간의 10% 이상을 평판조회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조사를 보니 기업의 57%가 평판조회를 시행하고 있었다.

헤드헌팅 회사에도 평판조회를 의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신정아 사건 이후 기업들의 검증 강도가 세지면서 임원급의 채용에서 평판조회는 필수과정이 되고 있다.

발굴과 평가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더라도 검증만큼은 전문회사에 맡기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평판조회가 각광받는 것은 지원서와 면접만으로는 평가와 검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2006년 미국의 커리어 빌더 닷컴(CareerBuilder.com)이 1000여명의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가 '거짓 이력서'를 발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몇 차례씩 까다로운 면접을 하고도 부족해 평판조회로 추가 검증에 나서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물론 시간과 비용 때문에 모든 후보자를 대상으로 평판조회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위직급,그리고 중하위직급이더라도 기술이나 전문성과 관련한 핵심인재를 중점적으로 평판조회한다.

재경 담당자나 고객정보 담당자,전략이나 HR 담당자,핵심기술 담당자 등이 주요한 조회 대상이다.

실제로 평판조회를 하다 보면 거짓 학력과 경력은 물론 부풀려진 성과나 횡령사고 등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사실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공된 경력이나 반복적인 횡령 전력이 드러나기도 한다.

심지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기업의 현직 부사장 이력서가 거짓으로 판명나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채용한 임직원의 거짓 경력으로 큰 혼란을 겪었던 어떤 글로벌기업은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확보한 후보자의 평판조회를 다른 헤드헌팅 회사에 의뢰하고 있다.

평판조회가 인재 평가와 검증에 중요한 도구로 사용됨에 따라 많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평판조회를 진행한다.

인사채용 담당자들이 직접 후보자의 과거 직장 상사나 동료들에게 전화해 후보자의 전문성이나 성과,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도덕성 등을 조사한다.

학력과 경력,심지어는 신용이나 범죄 관련 여부도 확인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상당수가 헤드헌팅 회사 등 외부 전문기관에 평판조회를 의뢰하고 있다.

인사 전문회사 CLC의 조사를 보면 미국 기업의 58%가 외부 전문회사에 평판조회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기업에 들어가려면 이제 평판조회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서류상에 기록된 화려한 학력이나 경력,반복적 훈련을 통해 길러진 면접기술만으로는 입사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