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는 중국 윈난성 오지.커다란 루구 호수가 펼쳐진 그곳에 '딸들의 나라'로 불리는 '여인국'이 있다.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는 모쒀족의 터전이다.

이들은 1500여년간 모계사회를 유지해 오고 있다.

동침하고 싶은 남성을 여성이 고른다.

아이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고 재산도 딸에게 세습된다.

딸을 아들보다 선호하는 건 당연하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양 얼처 나무ㆍ크리스틴 매튜 지음,강수정 옮김,김영사)는 모쒀족의 한 소녀가 그곳 전통과 문화풍습을 보고 자란 과정의 성장기록이자 스토리텔링으로 들려주는 인류학 보고서다.

그녀는 열여섯살에 산골마을을 벗어나 노래경연대회에 참가했다가 그 길로 베이징까지 진출해 가수가 됐고 일류 모델로도 성공해 세계 곳곳을 누볐다.

직접 쓴 책도 여러 권이다.

이번 책은 중국 모쒀족에 대해 연구 허가를 받은 최초의 서양 인류학자인 크리스틴 매튜와 공동 집필해 넓이와 깊이를 두루 갖췄다.

336쪽,1만1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