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의 덩치가 4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업계에서는 99년 '바이코리아' 펀드와 비교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바이코리아 펀드'는 1999년 3월에 출시된 후 최대 12조원이라는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시장의 자금 흐름을 예금에서 펀드로 돌렸던 주인공이다. 펀드의 히트에 힘입어 당시 현대투신운용(현 푸르덴셜투신운용)은 업계 1위 자리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 닷컴버블이 꺼지며 수익률이 추락하자 대규모 환매사태를 야기시키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자금 유입이 둔화되긴 했지만 인사이트 펀드 수탁고가 4조원을 넘어가자 '바이코리아 펀드'가 생각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펀드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인사이트 펀드가 운용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영향에 대해 가늠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환매사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분분하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애널리스트는 인사이트 펀드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는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환매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 있다"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과잉기대를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지역 및 자산 비중이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미래에셋이 자금 모집 이전에 투자처를 어느 정도 밝히는 게 좋았을 듯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환매 사태가 발생,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에셋의 펀드가 과거 우수한 수익률을 거뒀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인사이트 펀드가 큰 인기를 거두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래에셋이 한번도 대세 하락장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과거의 경험만을 근거로 앞으로도 수익률이 무조건 양호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

한국보다 펀드 투자의 역사가 긴 해외 선진 시장의 경우, 수 차례의 대세 상승 및 하락장을 경험한 후 '분산ㆍ장기ㆍ가치 투자가 올바른 해답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면 삼성증권 김남수 펀드 애널리스트는 "화제가 됐던 펀드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안좋을 경우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이는 단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사이트 펀드의 성과가 부진할 경우 펀드 시장 전반에 걸쳐 환매가 나오기 보다는 최근 브릭스 펀드로의 자금 이동과 같이 대체 상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애널리스트도 "99년 당시와 현재는 투자 환경이나 행태가 많이 달라졌다"며 "시장이 하락할 경우 비단 인사이트 펀드 뿐만 아니라 다른 펀드의 수익률도 나쁠 것이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인사이트 펀드만 성적이 나쁠 경우에는 환매사태가 일어나기 보다 다른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