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換亂 10년‥끝나지 않은 위기] (中) 벤처캐피털 등 혁신금융 육성…中企 신용평가 시스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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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
외환위기 이후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도 극도로 위축돼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고 있다.
감독 당국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문제가 될까봐 두려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금융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장파생상품,특히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발달해야 한다.
한국의 금융회사들은 신용 평가와 분석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 스스로 신용위험을 분산해 내부에서 처리하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신용파생상품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은 부실 기업 지원 방안으로 잘못 쓰였다.
P-CBO는 금융신상품이나 신용파생상품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지금처럼 경제가 좋은 상황에서 이 같은 상품들을 도입해 성공하는 사례를 보여줘야 비슷한 상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시장도 활성화된다.
◆김준경 한국개발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위험을 잘못 관리해 국가가 외환위기에 빠지고 금융회사들도 엄청난 구조조정을 당했던 경험을 토대로 은행들은 기업과 개인의 신용도를 반영한 정밀한 신용평가시스템을 만들려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위험 회피에만 신경쓰다 보니 위험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노력을 소홀히 했다.
특히 리스크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은 신용보증을 받아오지 않으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유망한 중소기업을 식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없어졌다.
은행들은 잠재 성장 기업을 발굴해 낼 수 있는 신용평가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은행 임원들의 임기가 짧아 단기 업적주의로 흐르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
부행장 등 임원들의 임기가 1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위험을 지려 하지 않고 있다.
은행 임원 임기도 3~5년으로 길게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신인석 중앙대 교수(경영대)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은행보다 벤처캐피털 사모펀드(PEF) 등 혁신적인 금융회사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1990년대 후반의 벤처붐 때와는 달리 위험관리를 철저히 하는 혁신금융이 지금보다 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연기금이 혁신금융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또 벤처캐피털에 참여할 수 있는 퇴직연금도 활성화돼야 한다.
그리고 정부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은행은 가계와 소호(SOHO) 위주로 대출을 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이 은행에 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위험관리 능력을 더욱 길러 기술력 있는 소호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가계대출은 단기대출에서 장기대출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