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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6일 수험생들은 입시기관들이 분석한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을 보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올해부터는 점수가 아닌 등급으로만 성적이 표시되기 때문에 1등급에 포함됐는지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90점을 1등급 커트라인이라고 가정하면 영역별로 100점,100점,89점,89점을 맞은 학생(평균 94.5점)보다 90점,90점,90점,90점을 맞은 학생(평균 90점)이 훨씬 더 유리하다.
앞의 학생은 1등급 2개,2등급 2개로 분류되지만 뒤의 학생은 1등급 4개로 모든 영역이 만점 처리된다.
서울대 진학을 노리고 있다는 이지형양(서울 K고교 3학년)은 "한 입시기관이 발표한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을 봤는데 언어와 수리 나가 1등급 점수에서 1점씩 모자란다.
실제 등급 커트라인이 이렇게 잡힌다면 재수 외엔 길이 없다"며 탄식했다.
이양은 "점수가 아닌 등급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다 보니 실력이 엇비슷한 상위권들 사이에서는 '실력보다 운'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내신을 중심으로 대입을 치르고 수능은 보조자료로 쓴다는 것을 전제로 도입된 것이 등급제"라며 "하지만 대학들이 내신의 반영비율을 최소화하고 수능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바람에 어느 영역에서 1점을 더 받고 덜 받느냐에 따라 대학의 레벨이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