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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해리포터에 밀린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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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문학 시장이 '해리포터의 마법'에 걸렸다.

    '해리포터' 완결편(전 4권ㆍ문학수첩)은 지난달 29일 온라인 예약판매 시작 이후 각종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1위를 휩쓸고 있다.

    총 100만부가 온ㆍ오프라인 서점에 깔렸고 이미 추가 10만부도 인쇄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중국 무협소설 '의천도룡기'(전 8권ㆍ김영사)도 가세했다.

    '의천도룡기'는 1970년대 '영웅문'이라는 제목의 해적판으로 출간돼 국내 제본사들과 책대여점들을 먹여 살렸던 작품.지난달 초 공식 번역본이 나오자마자 1만6000여명의 국내 무협소설 팬들이 "이날을 기다려 왔다"는 소감을 출판사 홈페이지에 올렸을 정도로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두 작품은 각각 전 세계에서 3억명이 넘는 독자를 확보한 '월드 베스트셀러'다.

    그 이유는 기존 소설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서사의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해리포터'는 '피터팬' '오즈의 마법사'와 같이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던 마법의 세계를 '지금 이 순간의 이야기'로 되살렸고,'의천도룡기'는 중국의 광대한 역사를 무협 판타지라는 장르로 쉽게 풀어냈다.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한국 문단도 최근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을 구별하기보다는,대중문학의 서사성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국내 작가들이 '남한산성'을 비롯해 '리진' '천년의 왕국' '열하광인' 등을 내놓으며 한국 소설의 부진을 씻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해리포터' '의천도룡기' 등이 나오면서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슬며시 모습을 감췄다.

    한 문학평론가는 이런 현상을 "새로운 서사의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기존 역사를 차용한 '팩션' 수준에서만 계속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얼마 전 홍콩에서 '의천도룡기'의 작가 김용씨를 만나 중국의 방대한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나는 지금도 케임브리지 대학 박사과정에서 역사를 연구하고 있어요.

    또 극장을 부지런히 찾아 다니며 이야기 전개 방법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박신영 문화부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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