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수출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제정한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의 4회 수상자로 에스비씨리니어 정승희 대표와 대한랩테크 서명택 대표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과 홍석우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승희 에스비씨리니어 대표


산업기계 자동화에 필수품인 '직선운동 베어링'은 10년 전만 해도 모두 독일 일본 등에서 수입해왔다.

관련 기술을 확보한 국내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1989년 설립된 에스비씨리니어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국내 최고 직선운동 베어링 제조.판매업체'란 비전을 내걸고 1993년 독자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그리고 3년 뒤 첫 제품을 내놓았다.

에스비씨리니어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수입에만 의존하던 국내기업들에 납품하게 된 것은 물론 해외시장에 독자 브랜드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1999년에 '100만불 수출탑'을 달성하더니 4년 뒤엔 '500만불 수출 탑'도 거머쥐었다.

매출은 2000년 이후 4년간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에스비씨리니어에 우환이 찾아온 건 2005년 말.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내수경기 침체 등 '3중고'에 이어 창업자마저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남편 회사를 맡게 된 정 대표는 '초보 여성 CEO(최고경영자)'란 말이 무색하게 과감한 조직 개편 및 핵심 역량에 대한 집중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회사는 곧 정상화됐고,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에스비씨리니어는 올 들어 9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5%나 늘어난 866만달러어치를 수출,오는 20일 '무역의 날'에 '1000만불 수출탑'을 받는다.

◆서명택 대한랩테크 대표 ‥ 고압멸균기ㆍ혈액냉장고 '명성'

고압멸균기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대한랩테크는 여느 수출기업들과는 달리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두렵지 않다.

탄탄한 기술력 덕분에 수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올 들어 9월까지 대한랩테크의 수출금액은 573만달러.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0% 늘어난 것이다.

연구용 장비를 수입하던 서명택 대표가 직접 연구기기 제작에 나서게 된 때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당시만 해도 연구용 장비의 90% 이상이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수입되던 시기였다.

서 대표는 수입품이 판치는 국내 연구용 장비 시장의 현실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60여명의 연구 인력과 함께 국산화에 매진했다.

전략은 대량 생산보다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대한랩테크는 고압멸균기 혈액냉장고 항온항습기 등 60여개 제품을 생산하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ISO9001,ISO13485 인증을 받는 등 세계적인 공인기관에서 실력을 검증받았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의료기용 고압멸균기를 유럽에 수출하는 데 성공,매출 확대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대한랩테크 관계자는 "현재 50여개국에 100여개의 대리점 및 딜러를 운영하는 등 수출 마케팅에 매진하고 있다"며 "수출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