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펀드시장은 최근 수년 동안 각종 주식형펀드 상품이 쏟아지면서 펀드 수로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펀드 규모에 있어선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코리아와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각종 기획성 테마성 펀드들이 나오면서 지난 9일 기준 펀드 수는 지난해 말(8030개)에 비해 15.3% 증가한 9265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펀드대국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과 프랑스보다도 더 많은 것이다.

하지만 펀드 설정액과 운영수익을 합친 순자산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 자산규모 기준으로 1조원을 넘는 상품은 지난 10월 말 현재 모두 31개로 집계됐다.

이들 펀드가 대부분 최근 2∼3년 내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는 무척 빠른 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규모는 국제무대에서는 여전히 '꼬마' 수준이다.

세계 주식형펀드 3만3833개 가운데 총자산이 10억달러(약 9156억원) 이상인 상품은 지난달 말 현재 1798개로 집계됐다.

국내 대형 펀드가 세계 10억달러 이상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펀드 수 기준으로 1.7%에 불과한 셈이다.

세계 최대 펀드는 1973년에 설정된 '어메리칸 펀드 그로스펀드(American Funds Growth Fund·AGTHX)'로 순자산이 967억달러(약 88조5385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5조8922억원)의 15배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피델리티 마젤란'펀드도 순자산 473억달러(43조3079억원)로 14위에 올라있다.

10억달러 이상 대형 펀드의 국가별 비중을 보면 미국이 57.4%로 가장 높았고 유럽(12.1%) 캐나다(8.3%) 중국(2.7%) 호주(2.6%) 등의 순이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