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뻣은 나무 사이로 자리잡은 풍경에는 자연의 영혼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다.

여기에 잔잔한 빛과 색감이 화면 깊숙이 끼어들고 정적과 평안,고요를 마음껏 발산한다.

고영훈 이석주 지석철과 함께 국내 극사실주의 회화의 4인방으로 꼽히는 주태석씨(53ㆍ홍익대 교수)가 21~30일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숲 나무 등 자연 풍경을 세밀하게 그려낸 '자연ㆍ이미지' 시리즈 2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자연ㆍ이미지'는 얼핏 보면 풍경사진 같다.

사진의 '아웃 포커스(Out Focus)'기법을 이용해 대상인 나무를 클로즈업시켜 세밀하고 리얼하게 묘사한 반면 배경인 숲은 과감하게 무시한다.

인공 조명처럼 느껴지는 빛의 개념을 통해 그림자인 허상을 실제처럼 표현하기 위해서다.

특히 화면의 색채대비와 명암이 청량감을 더해준다.

사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주태석 표' 나무다.

그는 한동안 극사실적으로 나무를 그리고 피스 작업(기계에 물감을 넣고 스프레이식으로뿌리는 것)으로 그림자를 표현했다.

하지만 요즘엔 실상과 허상의 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붓작업도 병행한다.

주씨는 "클로즈업한 것이 실재로서의 자연이라면 배경화면은 관념적으로 만든 자연"이라며 "이질적인 두 요소를 대비시킴으로써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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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