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게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기존 MMORPG와 차별화된 게임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존 게임과 비슷한 MMORPG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시리즈' 등 오래된 MMORPG의 장기 집권 체제에서 새로운 형태의 MMORPG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그동안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는 △판타지나 중세시대 배경 △괴물을 때려잡아서 레벨을 올리는 방식 △사냥,퀘스트,공성전 등이 공식화됐었다.

이 틀을 벗어나려면 제작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엔도어즈 '아틀란티카'

엔도어즈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아틀란티카'는 전략시뮬레이션 '충무공전' '임진록' 등의 유명 PC게임과 '거상' 등 온라인게임을 개발한 김태곤 PD가 3년 동안 개발했다.

김 PD의 장점인 전략시뮬레이션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방식의 MMORPG다.

오는 27일부터 2차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게임의 특징은 온라인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턴(turn)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채택한 MMORPG라는 것.턴방식 전투 시스템이란 필드에서 적을 만나면 화면이 전투 화면으로 바뀌게 돼 서로 한 번씩 공격을 주고 받는 방식의 전투를 뜻한다.

'파이널판타지'나 '드래곤퀘스트' 등 일본 게임은 대부분 이 방식을 채택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태곤 PD는 "현재 MMORPG 시장이 침체돼 있는 것은 게임의 완성도 때문이 아니라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MMORPG로는 새로운 게이머를 창출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근본적인 변화와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넥슨의 'SP1'

실버포션에서 개발하고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SP1'은 게임 배경을 대공황시대 이후 1950년대의 황폐해진 미국으로 설정했다.

흔히 판타지,무협 등을 배경으로 내세운 기존 MMORPG의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셈이다.

또한 스릴러 영화를 표방해 게임 전개 방식을 시나리오처럼 짰다.

실제로 게임 속에서 스릴러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도입한 폰부스 시스템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화기를 매개체로 해 퀘스트를 부여받는 방식으로 기존 MMORPG의 퀘스트 시스템을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지난 9월 2차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마친 SP1은 메인 시나리오의 두 번째 챕터를 공개했다.

◆네오위즈 '듀얼게이트'

펜타비전에서 개발하고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하는 '듀얼게이트'는 MMORPG의 요소를 많이 버리면서 차별성을 두려고 애쓴 경우다.

네오위즈에서 내세우는 듀얼게이트의 게임 장르는 '하이브리드 액션 전략 게임'.액션과 전략,트레이드 카드 게임의 요소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게임이라는 것이다.

듀얼게이트는 기본적으로는 액션 방식을 채택했지만 카드 수집 및 편집 시스템을 삽입했고 캐릭터 생성이나 레벨 개념을 도입해 딱히 어떤 장르로 정의할 수 없는 이른바 '짬뽕' 게임이다.

디제이맥스 시리즈로 유명한 펜타비전이 선보인 야심작이다.

최근 1차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마쳤다.


◆판게아 '판게아'

신생 게임개발사 판게아에서 선보인 '판게아'는 철저하게 성인 남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하드코어 MMORPG다.

물론 18세 이상 이용가다.

소재는 여성,도박,전쟁이며 게임 속에 고스톱이나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의 요소도 추가했다.

지난달에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역시나 남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게임은 판게아월드와 X-월드로 구성됐다.

판게아월드에서는 44개의 성을 두고 여러 종족과 패권을 다툰다.

X-월드에는 포커 고스톱 등을 즐기는 갬블센터,예쁜 여성과 러브 배틀을 하는 섹시바 등이 있다.

게이머는 섹시바에 들러 속옷 차림의 금발 여성이 옷을 벗고 스트립쇼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나체봉춤,미인계,젖소 젖짜기 등 엽기적인 기술을 구사하는 캐릭터도 등장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