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은행들에 대출 중단과 외화 차입 축소를 지시하는 등 과잉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비상조치를 내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9일 "중국 금융당국은 과잉 투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시중은행들에 대출을 10월 말 수준으로 동결하라고 지시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간 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의 라이샤오민 대변인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출 동결 조치를 강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베이징에서 영업 중인 한국계 은행 관계자들은 대출 제한 조치가 내려져 기업이나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은행 관계자들은 외화 차입 축소 조치도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외화 차입 규모를 내년 3월 말까지 중국계 은행에 대해서는 작년 말의 30%로,외국계 은행에 대해선 60%로 각각 줄이도록 하고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중국 은감위가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막대한 무역흑자와 투자 증가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자산 버블이 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지난 9월 말까지 1860억달러로 작년 한 해 전체인 1774억달러를 추월했고 올해 전체로는 작년보다 900억달러 많은 260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9월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FDI)액은 54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말 현재 넓은 의미의 통화공급량인 M2는 작년에 비해 18.5% 늘어나 39조3000억위안에 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중국 정부가 과열 경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유동성 공급 차단이라는 직접적인 수단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87% 하락한 5269.817에 마감됐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