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행장은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은 저우 행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연석회담 폐막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저우 행장은 "현재로서는 위안화 변동폭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필요하다면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루 환율변동폭은 기준환율 대비 위아래 0.5%다.

그는 그러나 환율변동폭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진 않았다.

위안화 가치는 19일 달러당 7.4230위안으로 지난 주말보다 소폭(0.03%) 상승했다.

일각에선 저우 행장의 발언을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쏟아지는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한 중국의 인사치레성 답변으로 풀이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채 당장 환율변동폭을 확대할 계획은 없음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다.

G20 국가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들이 환율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리스티앙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회의 기간에 "위안화가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짐 플래어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좀더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면 G20은 세계 무역질서를 교란시키는 또 하나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해선 우려감만 표시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달러가치 하락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미국의 환율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한편 G20은 성명서를 통해 "G20 통화당국은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세계 경제 하강 리스크(위험)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과 신흥국 간 무역과 투자 분야에서 '책임 분담'이 필요하다는 점과 미국이 저축 증대를 통해 재정 불균형을 좁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