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련주가 최근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증시 일각에서 이젠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매수 타이밍'이라는 것이다.주가가 하락한 것만큼 큰 호재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년 증시 여건을 감안하면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때란 반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아 향후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중국 관련주 내릴 만큼 내렸나

지난달 중순 과도한 급등을 이유로 '중국 관련주에서 전술적으로 후퇴해야 할 때'라고 주장,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19일 "중국 관련주는 최근 20∼30%가량 떨어져 하방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조선 철강 해운 등 중국 관련 주식을 갖고 있다면 팔 때가 아니며 장기 투자자들로선 저점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김 선임연구원은 주도주 교체 논란에 대해서도 "과거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10년이 미국과 정보기술(IT) 중심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중국 중심의 시대여서 중국이 성장하는 한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증시 약세는 중국 영향이라기보다 미국발 악재에 따른 것으로 중국 경제는 2∼3년간 고성장이 예상돼 최근 중국 관련주의 조정은 길게 보면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박희운 서울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 관련주 조정이 기관의 포트폴리오 교체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기관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로 봤을 때 조정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이익 전망으로 봐도 중국 수혜주는 시장 주도주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IT와 자동차 관련주의 이익 개선 흐름은 여전히 미약해 주도주 교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그는 "기존 주도주에 대한 저가 분할 매수와 소외주 가운데 업황 호조가 이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으로 매매 종목을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엔 주도주 변화할 것'

이에 비해 삼성증권은 중국 관련주의 하락폭이 과도하지만 조선 해운 등 기존 주도주들이 내년엔 그 자리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삼성증권은 이날 '주도주는 바뀐다'는 제목의 내년 증시 전망 자료를 통해 "조선업종은 그동안 선박이 충분히 공급돼 가격 강세가 이어질지 의문이고 해운업종도 과거에 저가에 체결한 용선계약이 만료돼 원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업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내년 유망 업종에서 조선 철강 해운 등을 제외했다.내년 유망 종목도 조선 해운 철강주는 모두 제외하고 LG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동부화재 등을 추천했다.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화장품 홈쇼핑 가전 등 중국 소비 확대 수혜주는 주목해볼 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이 전기전자와 통신을 중심으로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어 포트폴리오 교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투신권이 매수하고 있는 종목이 시장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