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거리는 퍼머 머리에 꽃무늬 치마를 입은 헤비급 댄싱퀸'으로 할리우드 톱스타 존 트래볼타와 '무한도전'의 코미디언 정준하 중 누가 더 잘 어울릴까.

'헤어스프레이'가 라이선스 뮤지컬과 영화로 비슷한 시기에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헤어스프레이'는 존 워터스 감독이 1988년 코미디 영화로 만들었고 2002년엔 뮤지컬로 제작돼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된 후 토니상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한 명작.뚱뚱한 10대 백인 소녀 트레이시가 쇼 오디션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흑인 10대들은 한 달에 한 번밖에 춤을 출 수 없게 만든 규칙에 항거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뮤지컬은 원작에 비해 재미와 풍자성을 높였고 영화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해 만만치 않은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뮤지컬.지난 16일부터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는 이 작품은 현재 객석 점유율 90%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는 밝혔다.

하루에 700∼800장씩 표가 팔려, 공연장의 전체객석규모(809석)와 맞먹는 양이 나가고 있다.

화려한 무대와 흥겨운 록앤롤 음악에 이 공연의 트레이드 마크인 여장 뚱보 에드나역을 맡은 정준하와 김명국의 코믹 연기가 압권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볼 만하다.

뮤지컬 '렌트'와 연극 '이'에서 여성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던 김호영이 여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매력남 링크역을 맡았다.

'렌트'의 미미 등 순수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고명석은 밉살스러운 엠버역으로 나온다.

내달 6일 개봉하는 영화에서는 풍만한 몸매와 애교스러운 목소리의 뚱보로 변신한 존 트래볼타의 연기가 볼거리다.

그를 톱스타로 만든 1977년 작품 '토요일 밤의 열기' 이후 30년 만의 뮤지컬 영화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화이트 올랜더'의 미셸 파이퍼와 '시카고'의 퀸 라티파 등 다른 출연진도 화려하다.

미국 평단에서 "21세기 들어 지금까지 나온 뮤지컬 각색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자 가장 재미있는 작품" "죽기 살기로 불평하는 사람들만이 현기증 날 정도인 이 영화의 매력에 저항할 수 있을 것" 등의 반응을 얻은 이 작품이 한국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신시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원래의 뮤지컬과 영화 관객층은 구분돼 있지만, 한국에서 영화'헤어스프레이'가 흥행할 경우 뮤지컬로 영화 관객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서욱진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