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이 19일 일단 결렬됐다.

지난 12일 양당 후보와 대표의 4인 회동에서 양당이 지분을 5 대 5로 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신당이 조정을 요구한 결과다.

민주당 측 통합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최인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문희상 신당 통합추진단장이 협상 결렬을 통보해왔다"며 "문 단장이 통합 수임기구의 의결 비율을 7 대 3으로 하지 않으면 통합 협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통합 수임기구는 내년 4월 총선에서 공천권을 포함한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신당 내 비 정동영계 의원들과 시민세력은 동수는 수용할 수 없다며 신당 측 의결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협상은 없다"(박상천 대표)는 등 1 대 1의 의결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이 주도한 양당 통합이 무산될 경우 정치적 책임과 함께 대선주자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는 정동영 후보는 "장수가 잘 싸울 수 있게 해 달라"며 신당 최고위원회에 추인을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상 결렬은 신당 측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과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가 어렵다고 보고 통합보다는 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보다는 후보 연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20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독자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후보 단일화도 물건너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렇다고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정 후보 측과 민주당에서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통합과는 별도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