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성인 1인당 4장가량의 카드를 보유한 '카드 부자 국가'다.

친구 부탁에 하나 만들어주고 사은품에 혹해 덜컥 가입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하지만 카드가 남발되다 보니 발급과 동시에 장롱행인 카드도 부지기수이며 대부분의 회원들은 본인 카드의 혜택도 모르고 쓰기 일쑤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카드를 정리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카드만 쓰는 '카드 포트폴리오'란 단어는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카드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짜면 지출을 적잖이 줄일 수 있다.



◆한 장만 쓴다면 포인트나 마일리지 카드

40대 이상의 남성을 비롯 절반 이상의 남성들은 카드를 한 장만 쓴다.

지인들 권유로 10장 가까이 카드를 만들어줘도 결국 지갑을 차지하고 있는 카드는 예외없이 한 장이다.

이런 이용자들에게는 포인트 특화카드나 항공마일리지 카드가 적합하다.

어느 곳에서 쓰든 일정 비율의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쌓아주기 때문에 카드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 탈 일이 별로 없거나 마일리지로 비행기 좌석을 예매할 준비성이 부족하다면 마일리지 카드보다 포인트 카드가 더 낫다.

물론 평일에도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주유 할인율이 높은 주유 특화카드가 더 이익일 수 있다.

연회비를 몇 만원 내더라도 좋은 카드를 쓰겠다는 사람에게는 '비씨 셀프메이킹 카드'가 제격이다.

이 카드는 본인에게 필요한 혜택만 골라 사용하는 'DIY형 카드'로 주유할인,휴대폰 요금 할인,포인트 적립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기본 연회비 2000원에 전 주유소 3% 할인을 받으려면 연회비 5000원을 추가하고 카드 사용액의 1%를 포인트로 쌓으려면 연회비 1만원을 더 내면 된다.

또 연회비 8000원을 더 내면 매달 나가는 휴대폰 요금을 월 평균 3000원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한 달에 평균 50만원(주유 15만원) 정도 쓰는 회원이 이 카드만 쓰면 연회비 2만5000원을 내고 연간 15만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두 장 쓴다면 주유카드나 쇼핑카드 추가해볼 만

포인트나 마일리지 카드 외에 자신의 단골 가맹점에서 할인폭이 큰 카드를 보조카드로 이용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용도가 높은 주유카드나 할인점,백화점,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할인되는 쇼핑 특화카드가 1순위 후보가 될 수 있다.

이 때 본인이 자주 가는 주유소나 할인점 등과 제휴된 카드를 찾아야 한다.

할인점이나 백화점 갈 일이 적고 자동차를 잘 몰지 않는 회원이라면 차라리 휴대폰 요금 할인카드나 영화관이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전용 카드를 추가로 발급받는 게 낫다.

또 포인트 전용카드와 멀티 할인카드를 함께 이용하는 것도 좋다.

주력카드와 보조카드를 함께 이용하는 '1+1'전략을 쓰면 자신의 단골 가맹점에서는 할인 카드로 값을 깎고 다른 일반 가맹점에서는 포인트 카드나 마일리지 카드로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세 장 이상 쓴다면 여러가지 조합 가능

집안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주부들은 지갑 속에 카드를 빼곡히 들고 다니게 마련이다.

세 장 이상의 카드를 쓰기 쉬운 이런 회원들은 할인 또는 적립 기능이 중복되는 카드가 있는 지를 살펴야 한다.

불필요한 카드가 있다면 과감하게 정리하고 포인트는 한 카드로 몰아주는 게 좋다.

주부들이 즐겨 쓰는 무이자 할부 기능도 최근에는 대부분의 카드가 가지고 있어 카드 수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

세 장 이상의 카드를 쓰는 사람들은 본인이 이용하는 카드로 한 달에 얼마 이상의 비용을 아끼고 있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할인액과 적립액이 전체 카드 사용액의 2~3%를 넘지 못하면 카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봄직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