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무학시장 오전 10시.국민체조 음악방송이 끝나면 '해 보고 생각하자'는 구호가 우렁차다.

이어 새마을 노래를 개사한 노래가 흐른다.

지난 7월부터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상권 부활을 위한 상인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충주시도 무학시장과 공설시장 충의상가 자유시장으로 구성된 통합재래시장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케이드 설치와 주차장 건설 등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예전 수준만큼의 활성화까지 이르는 데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충주천과 교현천이 만나는 곳에 다목적 광장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유치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유동 인구를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유오 중기청 시장경영지원센터 상권개발연구실장은 "스페인의 렘브란트 거리처럼 재래시장 거리를 관광 상품화할 필요가 있다"며 "하천 정비를 통해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만들고 접근성을 높이면 유동 인구는 자연스레 늘게 된다"고 말했다.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도 "어머니 혼자서 장을 보는 과거와는 달리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식으로 쇼핑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복원된 청계천처럼 산책로를 만들고 충주천과 교현천 주변의 낡고 오래된 건물을 재정비하는 한편 대학생들의 공연은 물론 각종 댄스 가요경연대회를 여는 광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목적 광장은 각 시장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도 할 수 있다.

충주시의 신문수 지역경제 담당은 이와 관련,"충주댐물을 시내 하천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으로 내년 말이면 충주천과 교현천에도 맑은 물이 흐르게 된다"고 전했다.

먹거리 위주로 구성된 충주 공설시장도 젊은 층과 가족 단위로 장을 보는 고객층에 맞게 개편이 필요하다.

순대 만두 떡 일색인 품목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유오 실장은 "수원 지동시장의 순대 상가를 벤치 마킹해 같은 순대라도 해물 순대 등 종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특산인 충주 사과로 만든 요리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민교 대표는 "쾌적한 공동 식당을 만들어 고객이 주문하면 가져다 주는 식의 편리함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마트 식의 공동세일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학시장은 지난 10월 개장 40여년 만에 처음 실시한 공동 세일 덕에 사흘간의 세일 기간 중 설이나 추석보다 많은 5만명 이상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동부상회는 멸치 50포가 15분 만에 팔려 나갔다.

이형규 무학시장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상인 대학을 졸업한 상인들이 적극 참여한 덕에 공동 세일을 할 수 있었다"며 "상인들의 의식 전환을 돕는 상인 대학을 통합재래시장 상권 전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산지 및 가격표시제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도 상인 교육이 강화돼야한다는 지적이다.

김종태 충의상가 회장도 "손님 없다고 고스톱 치는 상인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상인 대학에서 교육받은 상인에게 점포시설 개선자금 우선권을 주는 식으로 교육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 배달센터를 통해 전화나 인터넷 주문한 고객에게 상품을 배달해 주는 시스템도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충주를 통과하는 교통망이 확충되는 데 맞춰 재래시장 러브 투어를 확대하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서민교 대표는 "중부 내륙고속도로 등이 지나는 충주시가 향후 평택과 삼척을 연결하는 동서 고속도로와 성남 문경으로 이어지는 중부 내륙철도 건설 등으로 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관광 인구 유입을 통한 재래시장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충주시가 자체 예산을 들여 올 들어 12회에 걸쳐 1500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재래시장 쇼핑을 유도했지만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원 고구려비,월악산 국립공원,삼색온천,탄금대 등 기존 관광 자원과 축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점포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비(非)식품 분야가 지나치게 많은 구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유오 실장은 "동일상품 점포를 단일 매장화해 상품 구색을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트렌드 제품을 적극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길두 자유시장 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비슷한 종류의 의류를 파는 점포만 즐비해 지나치게 단조로운 자유시장 중간 지점에 식품과 잡화를 취급하는 1300㎡ 규모의 핵 점포가 생기면 유동 인구가 많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충주=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중기청ㆍ한경 상권활성화 사업 >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재래 시장과 상점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이 사업에는 중기청 산하 시장경영지원센터와 한경 창업 자문위원단 등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상권 현장을 실사한 뒤 상권 활성화 방안을 제시합니다.

재래시장,상점가,지방자치단체 등의 많은 관심과 신청을 기대합니다.

신청은 시장경영지원센터(02-751-0750)로 하시면 됩니다.


< 상권 활성화 사업에 참여한 전문가 >

◆김종국 중소기업청 시장지원팀장

◆김유오 시장경영지원센터 상권개발연구실장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